[한마당-염성덕] 안정환의 조촐한 은퇴식

Է:2012-03-0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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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한국-쿠웨이트전 전반전을 관전하던 축구팬들은 축구대표팀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고 적잖이 실망했다. 이러다가는 질지도 모른다는 패배감까지 팽배했었다. 전반전을 보고 크게 낙심한 축구팬들이 갑자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이 은퇴식을 갖는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축구팬들은 모습을 드러낸 안정환을 열렬히 환영했다. “팬 여러분의 사랑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고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습니다. 죽을 때까지 그 사랑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살겠습니다.” 그의 고별인사가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경기장을 돌며 인사하는 안정환을 향해 축구팬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1998년 프로에 데뷔한 안정환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미국과의 조별 리그전에서 동점골,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2006년 독일월드컵 토고와의 조별 리그전 때 역전골을 넣어 해외에서 열린 월드컵 경기에서 첫 승리를 쟁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3골을 넣음으로써 월드컵 최다골 타이기록을 세운 아시아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중국 리그에서 활약한 그는 명실공히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국 축구의 간판 스타였다.

그런 안정환이 그라운드를 떠나는 순간까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진심으로 걱정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지난달 2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을 안정환 은퇴 경기로 치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안정환이 고사한 것이다. 그는 후배 이동국에게 한국 축구를 부탁한다며 남긴 글에서 “대표팀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은퇴 경기보다는 후배 1명이라도 더 뛰는 것이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고사했다”고 밝혔다.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순 없지만 다른 방법을 찾아서 기쁨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은퇴식에서 안정환이 다짐한 대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지난해 프로축구에 이어 올해 야구 배구 등으로 이어지는 승부조작이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모든 선수들이 안정환처럼 박수 받고 은퇴하기를 기대한다.

염성덕 논설위원 sdyu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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