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목회 내려놓는 잠실교회 원광기 목사 “능력받고 말씀과 치유로 부흥… 행복했던 목회에 감사”

서울 가락동 잠실교회 원광기(70) 목사는 목회자의 전형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는 말씀과 치유사역을 통해 4명으로 개척한 교회를 출석교인 8000명이 넘는 대형교회로 성장시켰다. 한국미디어선교회 이사장으로 고대목회자회장, 장신대 이사장 등을 역임한 그는 다음달 25일 36년의 목회사역을 마치고 은퇴한다. 지난 24일 잠실교회 목양실에서 그를 만났다.

-신학공부를 한 계기가 독특하던데요.

“고대 철학과를 나와 서울여상 교사로 취직했습니다. 폐가 안 좋았는데 어느 날 어머니가 능력 있는 권사님께 기도 받으러 가지고 해 갔지요. 그 권사님이 ‘목사 할 사람인데 안 해서 병이 왔다’는 겁니다. 목사 할 뜻도 없었고, 또 나같은 사람이 어떻게 목사를 하느냐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어느 날 성가대석에서 찬양을 하는데 누가 머리를 치는 느낌이 들어요. 온 몸에 힘이 쭉 빠져 주저앉고 말았지요. 그 다음날 새벽에 누나가 헐레벌떡 뛰어 왔습니다. 광기가 죽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거냐는 겁니다. 누나는 새벽기도를 갔는데 그 권사님이 동생이 죽었는데 빨리 가보라고 해서 왔다는 겁니다. 하나님이 나를 치셨는데 어머니와 누나의 기도가 나를 살린 거죠. 그 날로 학교에 사표를 내고 장신대 신대원에 들어가 공부했습니다.”

-교회는 어떻게 개척하셨나요?

“경북 의성 제일교회에 기도의 능력이 있다고 소문 난 원용선 장로님이 계셨습니다. 대목(큰 목수)이셨는데, 신대원 3학년이던 72년 그 분께 기도를 받는데 불이 머리에 떨어져 발끝까지 전달되는 걸 느꼈습니다. 그때 능력을 받았습니다. 74년 대구 정화여고 교목으로 갔는데 기도하면 병자가 낫는 기적이 일어났어요. 학생 70%가 교회에 나가게 됐지요. 당시 림인식(노량진교회) 목사님께서 총회장이셨는데 3000교회 개척운동을 하셨습니다. 림 목사님은 스스로 개척의 모범을 보이겠다고 공언하셨는데 김창인(광성교회) 목사님께서 저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림 목사님께서 땅 70평을 사주셨고, 저는 선생을 하면서 모은 돈으로 76년 4월에 잠실 주공 3단지 15평 아파트를 전세 내 4명으로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어떻게 교회를 부흥 시켰습니까?

“로버트 슐러 목사님이 쓴 ‘불가능은 없다’란 책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미국으로 가서 슐러 목사님이 운영하는 ‘성공적인 목회자 리더십연수원’에서 8주간 교회부흥의 노하우를 공부했습니다. 돌아와서 잠실에서 2개 교회를 더 시작했습니다. 모두 3개 교회를 순회하면서 설교를 했지요. 3년 동안 정말 죽기살기로 했습니다. 교회성장이 첫 번째 꿈이었지요. 교회가 성장하면서 현재 있는 이곳에 교회를 지었습니다. 당시 여러 교회가 잠실에서 개척됐는데 지금 남아 있는 교회는 우리 잠실교회와 김국도 목사님이 시무하는 임마누엘교회입니다. 기도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교회 성장의 비결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치유의 기적이 일어난 것도 주요한 원인이었습니다. 기도하면 병이 나았고 귀신들린 사람이 고침 받았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한다는 소문이 나니까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교회성장에는 성령의 역사가 중요합니다. 기사와 이적이 나타날 때 교회가 부흥합니다.”

-병 고치는 치유의 능력이 그렇게 필요한가요?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 복음을 전파하시면서 병고치고 귀신 쫓아내는 사역을 했습니다. 저의 병 고침과 귀신 쫓는 사역은 조용기 목사님께 영향을 받았습니다. 69년 어느 날 어머니가 팔을 들어 올리지 못했습니다. 서울여상으로 출근하면서 늘 서대문중앙교회(여의도순복음교회 전신)앞을 다녔는데, 갑자기 목사님께 기도 받으면 낫겠구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어머니를 모시고 무작정 만나러 갔습니다. 조 목사님은 아주 작고 허름한 단독주택에 사셨는데 문을 두드리니 미닫이문을 빼 꼼 여시더라고요. 폐가 안 좋으시니까 무척 힘이 부치셨는지 기도 받으러 왔다니까 일어나지 못하고 문 밖으로 팔을 내밀면서 머리를 대라고 해요. 어머니가 머리를 댔더니 병마는 물러갈 지어다고 기도해요. 기도가 끝난 뒤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으니 팔을 올려보라고 해요. 아 그런데 올라가지 않던 어머니의 팔이 쑥 올라가는 겁니다. 그때 나도 목회를 한다면 조 목사님과 같은 능력 있는 목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영향으로 능력을 사모하게 됐습니다. 그때 감사헌금도 못 드리고 왔는데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본격적인 치유 사역은 언제부터 했습니까?

“교회를 개척한 뒤 더욱 능력을 사모하며 기도를 했지요. 어느 날 손을 들고 기도를 하는데 손바닥에 불이 떨어지더라고요. 손이 점점 커지더니 나중에는 쌀 한가마니처럼 커지더군요. 조카 병을 고쳤습니다. 귀신들렸다고 하면 가서 기도하고 병이 들었다면 기도를 해드렸습니다. 미국 남장로교회에서 와서 취재해 갈 정도였습니다. 정말 성령님의 역사로 신바람 나게 목회를 했습니다.”

-목사님은 목회자의 전형으로 평가받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이지요. 저의 재산을 모두 교회를 짓는데 바쳤는데 그때 하나님께서 이제부터 돈 걱정 하지 않도록 해 주겠다고 하시더군요. 정말 지난 36년 목회사역 동안 하나님께서 1000억원이 넘는 재산을 우리교회에 줬습니다. 현재 교회와 교육관, 곤지암에 있는 2만평의 기도원, 강릉 예닮 기도원과 예닮 국제고등학교 등입니다. 재정에 어려움이 없으니까 선교와 구제사역도 힘껏 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신학교를 세우고, 어려운 노인들과 아이들을 돕고, 해외선교사역을 지원했습니다. 이제부터 우크라이나 러시아 캄보디아 등 세계를 다니며 하나님께서 주신 능력과 재능을 마음껏 후배들을 위해 쓸까 합니다.”

-목회는 어떤 것입니까?

“하나님께 온전히 순종하며, 성도들을 말씀과 성령의 능력으로 영육 간에 강건하게 하는 것입니다. 주님께 맡기면 그 분이 높여 주십니다. 목회 초년시절 강단에서 새벽기도를 인도하는데 누가 광기야 불러요. 아무리 둘러보아도 강단에는 나 밖에 없는데 또 광기야 부릅니다. 그래서 주여 말씀 하시옵소서라고 했지요. 기도하는 만큼 성경을 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리고 권위 있는 종이 되라고 해요. 내가 어떻게 권위 있는 종이 됩니까? 했더니 나는 만왕의 왕이다. 내가 너를 보냈기 때문에 너는 권위가 있다고 해요. 그 때부터 이상하게 하나님께서 필요하실 때 머리되게 해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장신대 이사장, 예장통합총회 유지재단 이사장, 세계선교부장, 고대교우 신우회장, 고대목회자 회장, 경신목회자 회장 등을 맡아 일하도록 하셨습니다. 목회자는 기도하는 만큼 성경을 열심히 봐야 합니다. 평생 좋은 사람 만나게 해 달라, 지혜를 달라고 구했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들어주셨습니다.”

-후임 목회자가 림인식 목사님의 둘째 아들인 림형천 목사님이라고 들었습니다. 보은을 했다는 평도 있던데요.

“림형천 목사님은 나성영락교회를 대형교회로 키우신 분입니다. 인품과 말씀이 아주 좋으신 분입니다. 림인식 목사님께서 나의 교회 개척을 도왔기 때문에 그 아들을 담임으로 청빙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우리교회 장로님들과 성도들이 그렇게 하신 것이지요.”

-교회 외적으로 한 일 가운데 의미 있는 일이 있다면요?

“한국미디어선교회 이사장으로 성경 66권강해 동영상콘텐츠를 만든 것입니다. 국내의 내로라 하는 신학자, 목회자들이 강의한 것인데 아주 잘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몇 년간 이것으로 평신도 100만 명 육성에 나설 생각입니다. 평신도들은 열심히 이것으로 성경공부하시길 추천합니다.”



이승한 기자 s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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