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高 시대, 아직 저물지는 않았다
오랜 엔고(高) 흐름에 변화가 나타났다. 엔화는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1달러당 70엔대 중후반을 맴돌았고 올 들어서도 76∼78엔을 유지했으나 22일부터 80엔대를 회복, 23일 도쿄외환시장에서는 80.20엔을 기록했다. 80엔대 회복은 반년 만이다.
일부에서는 엔고의 종언이 시작됐다며 벌써부터 일본과 수출상품 경합도가 높은 우리 수출품의 가격경쟁력 상대적 하락을 우려하는 소리가 나온다.
◇엔고 추세 변화는 분명=엔·달러 환율은 대략 2008년엔 100엔대를 웃돌았으나 그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세로 돌아섰다. 2009∼2010년 90엔대, 2011년 상반기 80엔대, 하반기 70엔대 후반을 유지했다. 엔고는 일본경제를 강타해, 지난해 일본은 31년 만에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재계는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경제를 억누르는 6대 악재 중 엔고를 최우선으로 꼽았었다.
이에 연초부터 일본 정계는 엔고 대책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여당인 민주당의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정조회장은 지난 2일 ‘엔고·디플레대책특별팀’을 조직해 일본은행의 금융완화를 요구하고 나섰으며, 23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자민당의원들은 증세를 주장하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를 향해 ‘증세보다 엔고 대책’이 먼저라고 압박했다.
사실 일본 정부도 엔고 대책에 분주하다. 지난 19일 일본은 중·일 재무장관회담에서 중국과 보조를 맞춰 유럽재정위기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화로 유로자산을 매입함으로써 엔화약세를 도모하는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기준선은 ‘1달러=100엔’?=김규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은 “일본이 엔화 약세를 도모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엔화에 대한 대체자산이 등장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며 “미국 경기의 회복 여하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엔고의 기준이다. ‘70엔대 후반은 엔고, 80엔대로 회복되면 엔저(低)’ 식의 주장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원화의 변동성을 감안해야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대략 엔고의 기준은 ‘1달러=100엔’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화에 변화가 일고는 있으나 아직 우리 수출기업들이 엔고효과를 누리는 데는 별 애로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그 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엔·달러 환율이 100엔대를 회복할 수 있는 만큼 그에 상응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용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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