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계열사들 한날한시 주총… 담합했나
상당수 재벌 계열사들이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주주총회를 열 계획이어서 주총일을 담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주총일을 공시한 12월 결산 상장사 178개사 중 65개사(36.5%)가 다음 달 16일 오전에 주총을 연다. 57개사(32.0%)는 23일에 주총을 개최한다.
주총일을 공시한 삼성그룹 상장 계열은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삼성카드, 제일기획 등 7개사다. 이들 삼성 계열은 모두 다음 달 16일 주총을 연다고 밝혔다.
개최 시간도 모두 오전 9시로 잡아 두 곳 이상의 삼성그룹 계열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은 주총에 참여하려면 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
현대차그룹 계열인 현대차와 현대글로비스, 현대비앤지스틸도 3월 16일 오전 9시에 주총을 개최한다고 공시했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등 다른 주요 계열은 아직 공시를 하지 않았으나 예전의 몰아치기 관행을 고려할 때 같은 날 주총을 열 가능성이 크다.
신세계그룹도 모두 같은 날 주총을 갖는다. 신세계와 이마트, 신세계I&C, 신세계건설, 신세계푸드,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6개사는 다음 달 2일에 주총을 열기로 했다.
LG그룹은 다른 재벌과 달리 계열사별로 주총일을 분산해 눈길을 끌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LG상사는 다음 달 9일에 주총을 연다. LG생명과학과 LG유플러스, LG화학은 같은 달 16일에, LG패션은 가장 늦은 23일에 개최한다.
기업들이 특정일을 선택해 동시에 주총을 여는 것은 소액주주의 참여를 제한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환위기 전후로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대리한 시민단체의 주총 참여가 활발해지자 이를 피하기 위해 몰아치기 주총이 관행화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몰아치기 주총을 하면 이런 판단을 할 여력이 없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뾰족한 수를 찾기는 쉽지 않다. 법으로 기업 주총일을 강제하는 것은 오히려 주주권을 저해할 수 있어 기업 관행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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