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8-5제’ 부처간 엇박자… 박재완 재정장관 “도입해야”-행안부 “검토 안 해”
공공부문 ‘8-5제’(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 정책에 대해 부처간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주재한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올여름부터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8-5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우리는 오랜 시간 일하고 생산성은 낮은 근로 관행을 이어오며 최장 근로시간을 지닌 국가라는 오명을 유지했다”며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 창의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장관은 지난해 여름에도 ‘8-5’제를 주창한 바 있다.
박 장관이 공공부문 ‘8-5제’ 도입에 적극적인 것은 내수 활성화와 삶의 질 개선 때문이다. 공무원이 솔선수범해 일찍 퇴근, 가족들과 함께 어울리고 식사하면서 침체돼 있는 내수를 살리자는 것이다. 글로벌 스탠더드 차원에서 근무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8-5제’ 도입에 대한 회의론이 적지 않다. 중앙부처 공무원 중 현실적으로 오후 5시에 퇴근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민간인 삼성도 2000년대 초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방침에 따라 ‘7-4제’가 도입됐으나 난관에 부딪쳐 흐지부지된 바 있다.
당장 공무원 복무를 담당하는 행정안전부는 이날 ‘8-5제’ 근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행안부는 ‘8-5제’ 도입 검토는 협의되지 않은 사안이며, 대신 유연근무제(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으로 논의가 정리됐다고 밝혔다. 이날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도 장관들이 부정적 의견을 내놓아서 일단 재정부부터 시범 실시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는 지난해 여름에도 ‘8-5’ 근무제가 거론됐지만 아침에 아이를 어린이집 등에 맡기는 경우 어려움이 크다는 점 등 때문에 반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재정부가 ‘8-5제’와 관련해 연구 용역을 의뢰한 결과에서도 내수 활성화나 에너지 절감 등에서는 별로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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