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샘] 초원의 노래

Է:2012-02-2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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勅勒川

陰山下

天似穹廬

籠蓋四野

天蒼蒼

野茫茫

風吹草低

見牛羊

칙륵의 시냇물

음산 아래 지나간다

게르처럼 둥근 하늘이

사방의 벌판을 덮고 있다

하늘은 아득히 푸르고

벌판은 끝없이 넓구나

바람 불어 풀은 고개 숙이고

소와 양들이 보이네

곡율금(斛律金 488∼567. 북제의 칙륵 부족인). 칙륵가(勅勒歌) ‘악부시집(樂府詩集)’


오늘날의 내몽고 초원 일대에 살던 칙륵 부족의 민요이다. 하(下), 야(野), 망(茫), 양(羊)으로 운자를 놓았는데, 본래 선비족의 노래를 한역한 것이라 시행이 고르지 않다.

땅과 맞닿은 둥그런 하늘의 모습을 게르(ger)로 비유한 것이나 풀과 바람, 소와 양, 이런 시어 속에 그들의 삶이 집약되어 있다. 언덕에 서서 대초원의 모습을 보면 그 시야만큼이나 가슴도 툭 트일 법하다.

당나라의 시인 백거이(白居易)가 “저 무성한 고원의 풀이여, 한 해에 한 번 시들고 우거지네(離離原上草, 一歲一枯榮)”라고 노래한 바로 그곳이다. 홍매(洪邁)는 ‘용재수필(容齋隨筆)’에서 ‘북제(北齊)의 고환(高歡)이 북주(北周)를 공격하다 곤경에 처하였는데 그의 장수 곡율금(斛律金)이 이 시를 지어 사기를 진작하였다’라고 작시 배경을 소개하였다.

북송의 황정견(黃庭堅)은 ‘창졸간에 지었지만 말이 기이하고 웅장하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정범조(丁範祖) 같은 문인도 비장(悲壯)하다는 평어를 시에 남기고 있다.

오늘날 중화라는 말의 모태가 된 황화 중류 일대에서 주(周)나라 시대에 불리어진 민요는 지금 시경(詩經)의 ‘국풍(國風)’에 남아 있다. 우리나라도 삼한 시대에 축조된 상주 공갈못(공검지)에 다음과 같은 노래 가락이 전해온다.

상주 함창 공갈못에/ 연밥 따는 저 처자야/ 연밥 줄밥 내 따줄게/ 이내 품에 잠자주소/ 잠자기는 어렵잖소/ 연밥 따기 늦어가오.

초원의 노래도 웅혼하지만 우리의 서정도 깊이가 있다. 지역마다 사람이 다르듯이 노래도 다른 법이다.

김종태(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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