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은서 ‘새 삶의 기적’… 햄버거 맘껏 먹고 싶다는 아이의 소망이 이뤄졌다

Է:2012-02-1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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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은서 ‘새 삶의 기적’… 햄버거 맘껏 먹고 싶다는 아이의 소망이 이뤄졌다

“저도 친구들처럼 햄버거를 맘껏 먹어 보고 싶어요.”

이런 게 소망일까 싶지만 올해 일곱 살 조은서양에게는 정말 그랬다. 은서는 음식물을 소화하는 기능이 거의 없어 먹는 것마다 다 토해버리고 그나마 간신히 먹은 음식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만성 장 가성 폐색증후군(만성장폐색증후군)’이란 병을 앓아왔다.

그런 은서가 그토록 먹고 싶어 하던 햄버거를 마음 놓고 먹을 수 있게 됐다. 뱃속의 간, 췌장, 소장, 위, 십이지장, 대장, 비장 등 병든 장기 7개를 또래의 뇌사자 1명이 모두 기증한 건강한 장기로 바꿔 새 삶을 얻게 된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병원 소아외과 김대연 교수팀은 출생 후 줄곧 만성장폐색증후군과 싸워 온 은서의 간, 췌장 등 장기 7개를 적출하고 대신 뇌사자가 기증한 장기 7개를 지난해 10월 12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은서는 수술 후 4개월여가 지난 현재 건강을 거의 회복, 이르면 다음주 초 퇴원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만성장폐색증후군이란 희귀질환자를 대상으로 7개나 되는 장기를 동시에 이식해 성공하기는 처음이다.

정상적인 사람은 음식물을 섭취하면 활발한 장운동을 통해 음식을 소화시키고 영양분을 흡수하지만 만성장폐색증후군 환자는 장의 운동기능을 상실, 음식을 먹는다 해도 거의 다 토해버리고 남은 음식물 속 영양분도 30% 정도밖에 흡수하지 못한다. 따라서 생명을 잇기 위해선 대부분의 영양을 수액제 주사로 보충해야 한다.

2005년 미숙아로 태어나 곧바로 이런 만성장폐색증후군을 합병한 은서는 이 때문에 네 살도 채 되기 전에 꼬인 위를 원상 복구시켜주는 ‘위염전’ 수술과 복부에 용변 창을 만드는 ‘대장루’ 수술을 잇따라 받았다. 은서는 이 수술 후에도 장폐색 및 장염 증상이 낫지 않아 영양 주사로 근근이 연명하다 이번에 여러 장기를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게 됐다.

김 교수는 “소아 장기이식은 혈액형과 장기 크기 등의 문제로 성인 장기이식보다 훨씬 어렵고 성공할 확률이 낮은 것이 사실”이라며 “불행 중 다행히 장기를 기증한 소아 뇌사자와 은서의 조건이 많은 부분에서 일치했다”고 말했다.

은서는 이식수술 후 4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떼고 20일째에 죽을 먹기 시작했으며, 한 달 뒤부터는 영양제 주사까지 끊고 식사로만 영양을 섭취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은서 어머니 김영아(33)씨는 “천천히 밥 먹는 연습을 하면서 다시 건강한 웃음을 찾은 은서의 모습이 꿈만 같다”며 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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