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모델이냐 충칭모델이냐… 中 시진핑 등 차기 지도부도 발전모델 놓고 또 격돌 예고
광둥 모델이냐, 충칭 모델이냐.
왕양(汪洋) 광둥성 서기와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서기가 추구해온 정책이 중국 정계에서 다시 주목되고 있다.
보 서기가 ‘낙마’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가 추진해온 ‘충칭 모델’의 효용성에 대한 관심이 거꾸로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과연 어떤 정책을 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연결된다. 더욱이 이러한 논쟁은 현 지도부 내 정파간 권력 투쟁과도 맞물려 있다. ‘5세대 지도부’에서도 두 모델을 둘러싼 논쟁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에서는 당 중앙이 정한 지침에 따라 일사불란한 정책이 집행되는 게 관례지만 두 모델을 둘러싼 논쟁은 공개적으로 진행돼왔다.
보 서기는 소득 불균형을 해소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 7월 “중국에서 일부 사람들은 정말 부자가 됐다. 이제 공동의 번영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왕 서기는 일주일 뒤 “아직은 케이크를 나누는 문제가 우선 과제는 아니다”라며 “케이크를 키우는 걸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반박했다.
왕 서기가 자유분방한 홍콩식 자본주의를 추구한다면 보 서기는 싱가포르식 국가통제 하의 자본주의를 선호한다. 보 서기의 정책은 마오쩌둥(毛澤東)식 포퓰리즘에 가깝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그가 대대적으로 ‘홍색(紅色) 캠페인’을 펴왔기 때문이다.
왕 서기는 지난해 발생한 농민들의 집단 시위를 대하는 과정에서도 유연한 모습을 보여 깊은 인상을 남겼다. ‘우칸촌 사태’의 경우 최초로 민주적인 선거를 치르는 방식으로 수습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민주적인 방식에 대해서도 찬반 양론이 있었다.
이에 비해 충칭 모델은 현 지도부의 정책과는 반대편에 서 있다. 후진타오 주석이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잡겠다며 ‘과학적 발전관’을 국가 경영이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과는 대립되기 때문이다. 보 서기는 ‘홍색 GDP론’으로 이에 반기를 들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진핑 부주석은 충칭을 방문해 ‘충칭 모델’에 힘을 실어줬지만 후 주석이나 원자바오 총리는 보 서기에 대해 호감을 보이지 않았다.
이처럼 공공연히 후 주석의 정책에 반기를 들었던 보 서기이지만 ‘왕리쥔 사건’으로 위기에 처하자 과학적 발전관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12일 충칭시 상무위원회 회의에서다.
올가을이면 후 주석과 원 총리 등 현 지도부 인사들은 대부분 물러나게 된다. 전문가들은 차기 지도부 내에서 두 모델과 관련한 입장이 이념적 편 가르기를 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고 지도자를 예약한 시진핑 부주석으로서도 두 모델을 둘러싼 논쟁을 허용함으로써 현 지도부와는 차별화된 노선을 걸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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