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박근혜 야당 비판은 무지의 소치”… 2007년-2010년 FTA는 달라

민주통합당이 14일 여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옹호 입장을 재반격하고 나섰다.

한명숙 대표의 ‘총선 승리 후 한·미 FTA 폐기’ 주장을 전날 비판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무지의 소치’ ‘매국노 이완용’이라는 극단적인 용어까지 동원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박 위원장은 2007년 FTA와 2010년 FTA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거나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여권 대권주자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은 무지의 소치이자 몰역사적 궤변”이라고 맹비난했다. 박 위원장이 “여당일 때 FTA를 추진한다고 하고 야당이 되자 정반대 주장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이명박 정부가 재협상을 추진할 때 박 위원장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되돌아보기 바란다”면서 “여당이 날치기한 FTA는 미국의 경제영토만 넓혀주고 우리 안방까지 내주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또 “엉터리 불평등 협정을 바로잡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짚단을 등에 지고 불속으로 뛰어들 듯이 가는 것이 옳은지 곰곰이 고민해 볼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노무현 정부 당시) 어렵게 맞춰 놓은 이익 균형을 (이명박 정부가) 굴욕적인 재협상으로 완전히 깨뜨렸다. (정부와 여당은) 한·미 FTA 전면 재협상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섭 정책위의장도 “이명박 정권이 밀실 협상에서 대폭 양보할 때 박 위원장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며 “이익의 균형이 깨졌다고 생각되면 재협상은 당연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무엇이 국익을 위한 것인지 성찰해 달라”고 가세했다.

이 의장은 “여당이 지난해 말 날치기 통과시킨 한·미 FTA는 이명박 FTA이지, 노무현 FTA가 아니다”고 새누리당을 공격했다.

박주선 의원은 “(여당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면서 날치기를 밀어붙인 배경에는 방관자 박 위원장이 있었다”며 “박 위원장 발언은 매국노 이완용이 ‘국익’ 운운하며 김구 선생을 비판하는 격”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회의가 끝난 뒤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한마디 정치의 달인인 박 위원장이 모처럼 길게 말했다. 그런데 내용도 모르고 국민을 호도하고 있어서 당황스럽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동업자인 박 위원장은 그런 말할 권리도, 자격도 없다”고 쏘아붙였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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