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 한국녹색회 정책실장 실족사… ‘굴업도 지킴이’ 굴업도에서 스러지다

Է:2012-02-1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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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굴업도 지킴이로 우뚝 서 있던 이승기 한국녹색회 정책실장이 52세의 나이로 세상과 이별했다. 그가 그토록 사랑한 굴업도 탐사에 나섰다가 실족사한 것이다.

인천해양경찰서와 이 실장의 지인들에 따르면 그는 11일 골프장을 포함한 레저타운 조성이 추진되고 있는 인천 옹진군 덕적면 굴업도에 들어가 토끼섬의 산호초를 촬영하던 중 실족했다. 이 산호초는 물이 가장 많이 빠졌을 때만 아름다운 자태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실장 일행은 2개월 전부터 날을 잡았다고 한다. 굴업도의 자연생태에 대한 보고서를 여러 차례 냈고, 책도 발간할 예정이던 이 실장은 진귀한 산호초를 널리 알리려 했다.

토끼섬은 화산폭발 당시 지형을 보존하고 있어 문화재청으로부터 해식지형 천연기념물 지정예고를 받았다. 이 실장은 토끼섬의 천연기념물 지정예고 신청에 앞장섰다. 그는 2006년부터 CJ의 굴업도 골프장 개발 반대운동을 펼쳐 포기선언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CJ는 지난해 10월 말 개발면적을 계획보다 약간 줄인 오션파크관광단지 지정계획을 다시 인천시에 제출했다. 인천시는 11월 말 이 계획에서 골프장을 빼고 개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CJ 측은 최근 “골프장이 빠진 굴업도 개발은 타당성이 없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운명하기 직전까지도 골프장 논란과 주민갈등 속에서 고민했다고 한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조강희 사무처장은 12일 “그는 섬 한 켠의 녹색회 땅에 아예 거주하면서 해양환경센터를 건립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면서 “보전과 개발의 조화를 꾀할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굴업도 국제공모전 행사를 준비 중이었다”고 말했다.

녹색회가 창립되던 해부터 30년간 녹색회와 함께 환경운동에 젊음을 바쳤던 이씨의 돌연한 죽음은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1979년 서울대 외교학과에 입학한 그는 졸업 후 항공사에 잠깐 다니다 대학생 회원으로 활동했던 녹색회에 복귀했다. 평소 “굴업도에 무덤을 쓰는 한이 있더라도 굴업도를 지키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세 자녀가 있다. 장례는 인천시민단체연석회의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발인은 14일 오전 9시. 빈소는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이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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