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재벌 지배구조탓”…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일감 몰아주기로 황금기 누려”
한국의 주식시장이 저평가돼 있는 것은 한국 대기업들의 잘못된 지배구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일감 몰아주기와 부실 관계사 집중 지원 등의 방법으로 한국의 재벌이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의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11일 ‘코리아 디스카운트:소수의견’이라는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북한 때문에 한국 주식 가치가 낮게 평가받는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는 지난해 12월 김정일 사망 이후 주가지수와 원화가 재빨리 제자리를 찾으면서 상당히 설득력이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한국 경제를 주도하는 가족경영 중심 재벌들의 초라한 기업 지배구조 탓이 더 크다고 이 잡지는 설명했다. 또 경영권을 2세들에게 넘겨주고 세금을 포탈하며, 가족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회사 자산을 이용하려는 비도덕적인 책략이 한국 재벌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로 홍콩의 CLSA증권은 2010년 아시아 기업 지배구조 등급 조사에서 한국을 인도네시아, 필리핀에 이어 꼴찌에서 3번째에 올렸다.
이 잡지는 동양증권의 보고서를 인용, 소액 주주들의 이익을 희생해 내부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이른바 ‘터널링(tunneling)’ 및 ‘프로핑(propping)’ 관행과 한국 주식 저평가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터널링은 굴을 파듯 은밀히 재벌 가족들이 소유한 기업들에 계약상 특혜, 즉 계약 물량을 몰아주는 것을 의미한다. 2007년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 입찰을 거치지 않고 글로비스에 1조3000억원 규모의 사업권을 준 혐의로 현대자동차 그룹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한 것을 터널링의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프로핑은 단어 뜻 그대로 ‘괴어서 지지한다’는 의미로 회생이 힘든 계열사를 자금 지원해 살린다는 뜻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김승연 한화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유전무죄, 무전유죄(money=innocence, no money=guilt)’ 같은 표현도 다시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역설적이게도 재벌이 효율적 생산의 모델이 되고 있으며 황금시기를 즐기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끝을 맺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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