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으로 본 기독교 100년-‘이용도 목사 서간집’] 일제 암흑기때 던진 기도·회개·사랑 메시지

‘이용도 목사 서간집’ (변종호 엮음, 1930∼1933년 편지)

이 책은 이용도(1901∼1933)가 1930년대 초반 신앙의 동지 또는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들을 모은 것인데, 변종호의 편집으로 1934년, 1969년, 1982년 등 여러 차례 출간되었으며, 1986년 ‘이용도 목사 전집’(전10권)의 제1권으로 다시 나왔다.

이 편지들이 쓰인 1930년대 초반은 일제의 억압과 경제적 궁핍 속에서 우리 민족이 신음하던 시기였건만, 교회는 경직된 교리와 제도에 갇혀 무기력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고난받는 그리스도와의 합일이라는 신비체험을 한 이용도는 부흥사로 전국 교회를 돌며 신앙의 불길을 크게 일으켰다. 이 책에는 예수처럼 살고자 했던 저자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외친, ‘기도’와 ‘회개’, 그리고 ‘사랑’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는 진리는 말할 바가 아니라 살아야 할 장소이며, “종교는 설교에 있지 않고 삶에 있다”고 선언했다.

그는 당시의 썩은 교회를 비판하고 회개를 촉구했다. “이 조선교회의 영들을 살펴 주소서. 머릿속에 교리와 신조만이 생명 없는 고목같이 앙상하게 뼈만 남았고,… 교회표면에 쳐놓은 신성의 막, 평화의 포장을 걷어치우고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분쟁, 시기, 냉정, 탐리의 마(魔)가 횡행하오니 그 속에서 어찌 천국을 쳐다보며 또 신정을 보겠나이까?”

“강단에서 한 주일에 한 번씩 생명 없는 연설이나 하고 이집 저집 억지로 말놀이나 하는 따위의 심방을 주의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도저히 죄악이지 주의 일은 아닐 줄 압니다.”

교회개혁과 회개를 외쳤던 이용도의 신비주의는 16세기 가르멜수도원을 창립하여 가톨릭교회에 개혁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십자가 요한’의 신비주의와 비견되기도 한다.

이용도의 글 속에서는 사랑의 메시지가 매우 강력하게 제시된다.

“사랑으로 시작되지 않은 신앙은 허위의 신앙이니 이는 사람을 살해할 신앙이니라. 세상에 신앙에 사는 사람이라 하여 쟁투가 많은 것은 사랑에 근거를 두지 않은 신앙의 소유자가 많은 까닭이니라.”

“나는 도적이나 음부나 살인강도라고 하더라도 그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다가 죽기를 원하고 힘쓰는 자입니다. …나의 원하는 바는 세상이 버린 사람, 세상에서 쫓겨나거나 몰리워가는 사람을 받아 그를 거두어 손을 잡고 울며 살려고 합니다. 내 쫓는 것은 당신들의 자유요 의무일는지 모르거니와 나는 쫓기우는 자를 거두어 그들과 함께 우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믿습니다.”

이용도는 1901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고교 재학 중 3·1운동에 참여하였고 이후에도 독립운동을 계속 벌여 1923년까지 4차례나 검거되고 옥고를 치렀다. 1924년 선교사 왓슨의 추천으로 협성신학교에 입학하여 4년 후 졸업과 함께 목회 활동을 시작하였다. 목회 초기 기도하고 있을 때 환상 중에 악마를 내쫓는 성령체험을 한 후, 부흥운동을 주도하였다. 그러나, 예수를 영접했다고 주장하는 유명화라는 접신녀와 교류하고 긍정했다는 등의 죄목으로, 1933년 장로교로부터 이단으로 정죄당했고, 소속교단인 감리교로부터 휴직 처분을 받았다. 그리고 같은 해에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용도는 1998년 감리교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명예복직이 의결되었고, 오늘날 민족의 영성을 깨운 고난과 사랑의 신비주의자로 재조명되고 있다.

부길만 교수 (동원대 광고편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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