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뻘건 숯가마 VS 펄펄 끓는 해수탕… 한파에 얼어붙은 몸 녹일 ‘찜질’ 어디서하면 좋을까?
유례없는 한파로 뼛골까지 시린 날의 연속이다. 이럴 땐 ‘이열치냉(以熱治冷)’이 정답이다. 따뜻한 온천에서 심신의 피로를 푸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더 강한 방법은 없을까. 이럴 땐 숯가마찜질과 해수찜질을 해보자. 고온의 숯가마는 숨이 막힐 정도로 뜨겁다. 펄펄 끓는 해수탕엔 발을 담그기조차 두렵다. 그러나 심호흡 한번 하고 숯가마와 해수탕에 몸을 담그면 뼛속까지 스며든 냉기가 눈처럼 녹아버린다. 어디로 갈지 고민할 필요는 없다. 산이 좋으면 숯가마로 가고 바다가 좋으면 해수탕으로 가면 된다.
◇ 숯가마찜질
참나무를 차곡차곡 가마에 쌓아 밀봉한 후 6∼8일 동안 최고 섭씨 1300도의 고온으로 숯을 구워낸 뒤 서서히 식히면 불가마가 된다. 벌겋게 익은 숯을 빼낸 뒤 하루쯤 식혀 개방되는 꽃탕의 온도는 섭씨 150∼200도.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다량 방출해 산후통과 피부 관리 등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중년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피부가 고온에 익어 붉은 꽃처럼 빨갛게 변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꽃탕은 화상을 방지하기 위해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뜨겁다. 하지만 숯가마 찜질 마니아들은 원적외선과 음이온이 가장 많이 방출되는 꽃탕을 선호한다. 꽃탕은 고온이지만 땀마저 곧바로 증발해버려 화상 우려는 없다. 가마 안이 너무 뜨거워 오래 앉아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여러 차례 들락거리며 땀을 빼는 것이 요령.
숯가마는 땀이 비 오듯 흘러도 숯의 제습 작용으로 인해 끈적끈적하지 않고 개운한 것이 장점. 꽃탕이 식어 섭씨 80도가 되면 고온탕, 그 다음이 중온탕(섭씨 50도), 좀 더 식으면 저온탕(섭씨 30∼40도)으로 대부분 숯가마를 교대로 개방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입맛에 맞는 온도의 숯가마를 이용할 수 있다.
숯을 빼낼 때면 많은 사람들이 숯가마 주변에 모여들어 용광로처럼 벌건 숯가마를 응시한다. 숯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이 백내장 등에 좋다고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삽에 삼겹살을 얹어 숯가마에서 3초 동안 구워내는 ‘3초 삼겹살’도 별미. 숯에서 나오는 목초는 무좀 등 피부병에 좋다.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의 강원참숯(033-342-4508)은 숯가마찜질의 원조로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참숯 생산이 목적이라 시설은 낙후한 편.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의 여주참숯마을(031-886-1119)을 비롯해 경남 산청의 남사예담촌 인근에 위치한 예담참숯굴랜드(055-973-5959)와 지리산참숯굴찜질방(055-974-0117) 등은 숯가마찜질을 목적으로 지어져 시설도 다양하고 깨끗한 편이다.
◇ 해수찜질
해수찜질은 직사각형의 작은 나무탕에 바닷물을 넣어 데운 뒤 몸을 마사지하는 시설이다. 먼저 유황석을 소나무 장작으로 2시간 이상 벌겋게 될 때까지 가열한다. 그리고 탕 속에 채운 바닷물에 유황석을 집어넣는다. 이때 솔잎 쑥 등 피부에 좋다는 약재를 채운 망태기도 함께 넣는다.
아궁이에서 1300도로 달궈진 유황석을 넣은 탕의 온도는 70∼80도로 뜨겁다. 이 때문에 온도가 내려갈 때까지 수건에 물을 적셔 식혀가며 40∼50분 동안 몸을 마사지한다. 그리고 바닷물이 적당히 식으면 탕 속에 들어간다. 뜨거운 탕에 오래 있으면 어지러우므로 반드시 10분마다 바깥 공기를 쐬는 것이 좋다.
유황과 알칼리성분을 다량 함유한 유황석은 불에 구우면 서로 엉겨 붙을 정도. 가열된 돌은 알칼리염을 생성하고 게르마늄 용출을 도와 살균작용, 피부질환, 신경통, 당뇨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산후조리를 잘못한 데서 오는 산후통에 좋아 중년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해수찜질을 하면 피부가 매끈하고 보송보송해지므로 샤워를 하지 않는 것이 요령.
해수찜질의 원조는 전남 함평군 손불면의 신흥마을. 1800년대부터 집집마다 갯벌에 웅덩이를 파놓고 바닷물을 끓여 찜질을 하다 1900년대 들어 상업적으로 해수찜질을 하는 업소가 생겨났다. 현재 해수찜을 운영하는 곳은 신흥해수찜(061-322-9900), 주포해수찜(061-322-9489), 함평신흥해수찜(061-322-9487) 등 3곳.
전북 고창의 구시포해수월드(063-561-3323)는 함평의 재래식 찜질 시설을 한 단계 높여 현대식으로 바꿨다. 이곳의 해수약찜은 다른 곳에 비해 염도가 높은 구시포 해수의 뛰어난 삼투압 효과로 온몸의 혈액 순환이 촉진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족이나 소규모 단체가 즐길 수 있도록 여러 개의 방을 갖추고 있는 해수찜탕을 주력으로 규모가 큰 불한증막, 모래찜질방, 황토옥찜질방, 녹차탕, 암반수탕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글·사진=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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