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번역원 김성곤 원장 “이제는 ‘언어번역’ 아닌 ‘문화번역’을 해야”

Է:2012-02-07 19:14
ϱ
ũ

김성곤(63) 신임 한국문학번역원장은 복잡한 상징이 많아 난해하기로 유명한 미국 작가 토머스 핀천의 소설 ‘제49호 품목의 경매’의 번역가이기도 하다. 20세기 미국 문학의 거장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소설 ‘미국의 송어낚시’도 그의 역작이다. 그만큼 번역 현장에 대한 이해가 남다르다는 점에서 앞으로 3년간 한국문학번역원을 이끌 수장으로서의 기대가 크다.

7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김 원장은 “이제는 ‘언어 번역’이 아니라 ‘문화 번역’을 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문화를 모르고 언어만 번역하면 실수와 오역이 많죠. 또 일본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데는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미국의 일본 문학 번역가)의 번역 힘이 컸는데 그 번역을 보면 원문과는 엄청나게 다릅니다. 서구 독자들에게 호소력을 지니도록 다시 쓰다시피 한 것이죠. 언어뿐만 아니라 문화도 잘 알고 그 나라 독자들에게 호소력 있게 번역할 수 있는 번역가를 발굴하도록 힘쓸 것입니다.”

이를 위해 그는 한국문학번역원 내 번역아카데미를 학위 과정으로 운영해 우수한 번역 인력을 유인하는 방법 등을 유관 부처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K팝과 한식 등 한국 문화에 대한 해외에서의 높은 관심은 한국 문학을 적극 홍보하는 데도 일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작품을 번역 출판해도 안 팔리는 경우가 많지요. 해외의 한국학 연구자들이나 유명 작가, 비평가들을 중심으로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홍보에 나설 것입니다. 번역 작품을 선정할 때도 해외 출판사들과 긴밀히 협의할 예정입니다.”

한국 문학의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 그는 “노벨상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우리 문학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으면 자연스러운 결과로 따라올 것이기 때문에 조급해하면 안 될 것”이라며 “최근에 경제적, 문화적으로 국가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은 미래에 수상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문학번역원 전신인 한국문학번역금고의 초대 이사를 거쳐 번역원에서도 자문위원을 지낸 김 원장은 한국현대영미소설학회 회장, 서울대 출판문화원장 등을 역임해 번역과 비평, 출판에 모두 능통하다는 평가다.

전북 전주 출신인 김 원장은 전남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오리엔탈리즘’을 쓴 세계적 석학 에드워드 사이드의 제자다. 서울대 영어영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서울대 초대 언어교육원장과 미국학연구소장을 지냈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