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 이송·병원간 공조… 응급환자 닥터헬기가 살린다
‘삑삑삑-’ 사이렌 소리가 길병원 공항의료팀에 울리자 의료진의 눈길은 119 상황실 모니터로 향한다.
“강화 인근 섬에서 가슴 통증 호소하는 환자 발생, 닥터헬기 요청 바랍니다.”
119 상황실에서 73세의 남성을 닥터헬기로 이송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환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 뒤 운항통제실 관제사는 헬기의 착륙이 가능한 위치를 119 요원에게 알린다.
위치 확인 후 운항통제실은 헬기를 띄우고 그와 동시에 공항의료팀 의료진과 응급구조사는 119를 통해 환자 상태를 체크한다.
“환자 맥박 어떻습니까? 환자분 의식은 있나요? 복용하던 약이나 과거 수술 받으신 적은요?” 의료진의 목소리가 다급하다. 환자는 과거 심장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고, 갑작스런 심장부정맥으로 119에 신고한 상태였다. 공항의료팀은 환자의 인적사항과 병력을 체크해 헬기에 탑승한 의료진에게도 알린다.
“헬기 도착 10분 남았습니다…, 5분 남았습니다…, 환자에게 접근했습니다.”
닥터헬기 의료진은 헬기에서 내리자마자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탑승시킨다. 환자가 헬기에 탑승한 것을 확인하고 나면 길병원 의료진은 더욱 바빠진다. 닥터헬기 의료진으로부터 환자의 상태를 다시 한 번 전해들은 뒤 응급실에 병상을 미리 배치한다. 심장부정맥 환자이니 혹시 모를 쇼크에 대비한 의료장비를 갖추고, 수혈해야 할 상황을 고려해 혈액형을 확인하고 혈액을 준비한다. 환자는 육로로 1시간 20분이 걸리는 거리에 있었지만 헬기로 30분 만에 길병원에 도착했다.
양혁준 길병원 교수(응급의학과 과장)는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 닥터헬기 의료진과 실시간으로 환자의 생체 징후를 확인하고 병원에 도착해서도 즉각적인 처치가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 닥터헬기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닥터헬기를 운영 중인 길병원 공항의료팀은 하루에도 서너 번, 적어도 이틀에 한 번씩은 이런 응급상황을 마주한다. 양 교수는 “응급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빠른 시간 안에 환자가 있는 곳으로 가서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환자는 이동시간을 1시간 가까이 줄였고 병원에 도착해서도 미리 준비된 병상으로 바로 이동해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최소 2시간 이상을 단축한 셈이다. 길병원은 지난해 9월부터 닥터헬기 운영을 시작했다. 보건복지부 위탁으로 운영되는 닥터헬기는 길병원과 목포 한국병원에 한 대씩 모두 2대가 배치돼 있다.
길병원은 서울, 경인 지역을 포함해 서해안과 영동고속도로까지 130개의 인계점을 활용해 중증외상환자의 빠른 치료를 돕고 있다. 환자 2명을 포함해 최대 6명이 탑승할 수 있는 닥터헬기 안에는 이동형 초음파 진단기, 자동 흉부압박기, 이동형 혈액화학검사기, 이동형 기도흡인기, 후두마스크 기도기 등 응급환자의 진단과 처치에 필요한 장비가 모두 갖춰져 있다.
길병원 닥터헬기는 현재 반경 50㎞까지 운항이 가능하지만 앞으로 70㎞까지 운항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인계점이 확대되기는 했지만 헬기의 특성상 환자가 인계점까지 와야 헬기 이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계점 확대도 중요한 과제다.
양 교수는 “한 번은 비슷한 시간에 요청이 들어와 환자 한 명은 살리고 한 명은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헬기의 특성상 가지 못하는 지역도 있지만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는 것이 닥터헬기 의료진의 목표라고 생각한다”면서 “헬기 규모는 작지만 우리가 살릴 수 있는 환자가 수백, 수천 명이 될 수도 있다. 단 한 명의 환자라도 더 살리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ey Word-닥터헬기
닥터헬기란 응급환자 후송용 헬기로 보건복지부 위탁으로 인천 길병원과 목포 한국병원에 한 대씩 배치돼 있다. 닥터헬기 출동 시 의료진과 응급구조사가 함께 탑승하며 환자 2명을 포함해 최대 6명이 탑승할 수 있다. 헬기 내에는 이동형 초음파 진단기, 자동 흉부압박기, 이동형 혈액화학검사기, 이동형 기도흡인기, 후두마스크 기도기 등 응급환자의 진단과 처치에 필요한 장비가 모두 갖춰져 있다. 헬기는 프랑스·독일 합작 헬리콥터 개발업체인 유로콥터사가 제작하고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EC-135 기종을 임대한 것으로 최대 속도는 시속 254㎞, 항속거리는 635㎞다. 보건복지부는 닥터헬기를 2015년까지 16대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운항시간은 매일 일출부터 일몰까지로 매번 다르다.
인천=김성지 쿠키건강 기자 ohappy@kukimedia.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