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공추위 구성] 정치색 없는 원칙론자에 공천 칼자루… 대학살 예고?
[이슈분석] 정홍원 공추위 체제 어떻게
‘2008년 안강민의 친박(親朴) 학살! 2012년에는 정홍원의 친이(親李) 학살?’
한나라당 정홍원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은 31일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나라당은 크게 변해야 한다”며 “쓴잔을 마시는 용기와 신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위원장직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추진 방향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 출세를 위해 국회의원 하겠다는 사람은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했다. 평소 인연이 없다는 두 사람은 첫날부터 ‘찰떡궁합’을 보이면서 50% 이상 물갈이가 예상되는 ‘공천학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박 위원장은 그를 내정하기까지 4년을 절치부심했다. 2008년 1월 24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서울지검장 출신 안강민 변호사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에 앉혔다. 안 전 위원장은 당시 영남권 현역의원 43.5%(25명), 3선 이상 중진 70%를 갈아 치웠다. 영남권에서 친이계 12명, 친박계 10명이 공천 탈락하는 ‘산술적 균형 공천’을 했지만 언론은 “‘안강민 뚝심’ 일냈다” “목요일 밤의 대학살” “소리 없이 집중폭격 스텔스(전투기)”라고 표현했다. 공천 탈락에 반발한 친박계는 당을 뛰쳐나가 친박연대를 결성하고 총선에서 14석(지역구 6석, 비례대표 8석)을 얻는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친박계 공천학살에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울분을 토했던 박 위원장은 이번에 안 전 위원장에 버금가는 대항카드로 정 위원장을 내세웠다. 사시 14회인 정 위원장은 사시 8회의 안 전 위원장과 검사시절부터 스타일과 경력 면에서 많이 다르다. 정 위원장은 정통 특수수사통이고 안 전 위원장은 원래 ‘공안통’이다. 안 전 위원장은 정치적 사안을 수사하면서 키워온 정치적 감각으로 2004년에도 당 공심위원을 역임했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을 지내면서 정치현장은 곁눈질한 게 전부다. 정 위원장은 뚝심과 추진력을 갖춘 안 전 위원장과는 달리, 합리적 외유내강형으로 속내가 깊고 입이 무겁다. 박 위원장은 인터넷 언론매체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검사 시절에도 비리에 단호하게 한 분”이라며 “공정한 기준에 맞는 공천을 할 사람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역대 총선 중 가장 큰 폭의 현역의원이 물갈이될 공천기준을 원칙주의자인 정 위원장이 주무르게 됐다는 점이다. 정 위원장은 “과거에 (공천후유증으로) 시끄러운 게 많았다”며 “중간의 지엽적인 것들은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계파균형, 산술적 균형은 기대하지 말라는 의미로 들린다.
따라서 여권 내 최대 현안인 이명박 정부 실세 용퇴론을 정 위원장이 어떤 잣대로 접근할지 초미의 관심사다. 용퇴의 상징적 인물로 거명되는 이재오 의원과 안상수 홍준표 전 대표가 자진해서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친이계 내에서 자신들을 겨냥한 제2의 공천학살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