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일가족 화재참사는 ‘타살’… 시신 목에 흉기 자국·전깃줄 흔적 발견

설 연휴 뒤인 지난 26일 충남 당진시 합덕읍의 한 주택에 난 불로 일가족 5명이 숨진 사건은 타살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숨진 가족 중 A씨(76) 부부의 목에서 흉기에 찔린 흔적이 발견됐고, 손자(9)의 목에는 전깃줄이 감겨 있었다. 연기를 흡입한 흔적은 A씨 부부의 아들인 B씨(46)에게서만 발견됐으며 다른 가족에게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발견 당시 4명의 시신은 천장을 바라본 채로 나란히 누워 있었고 움직인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B씨에게서는 외상 흔적이 없었으며, 그의 아내의 시신은 훼손됐지만 연기 흡입 흔적이 없어 아들을 제외한 4명의 가족은 화재 전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천안시에 살고 있는 B씨 부부가 지난 25일 천안 집에서 다퉜고 이후 B씨가 자신의 아들을 업고 나오는 CCTV 동영상을 확보했다. B씨는 이어 10여분 뒤 다시 아내를 업고 계단을 이용해 집을 빠져 나왔다는 것이다.

당진으로 내려온 B씨는 이곳에서 가족들과 통화를 했고 A씨 부부도 알려진 것과는 달리 지병 등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당진 노부모의 집을 방문하기 전 천안에서 B씨와 그의 아내가 다투었고 그 과정에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자영업을 하는 B씨와 회사를 다니는 그의 아내의 채무관계 등을 분석 중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제3자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방화했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동네 곳곳에 설치된 CCTV 영상자료 등을 분석하고 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