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제목 ‘100=1, 1=100’ 의미는? “우리는 모두 하나”… 세네갈 작가 두츠 한국 개인전
‘100=1, 1=100’. 무슨 기호인가. 알쏭달쏭하다. 세네갈 작가 두츠(39)의 작품 제목이다. ‘모두는 하나를 위하여, 하나는 모두를 위하여’라는 해설이 붙어 있다. 이제야 작품의 의미를 어렴풋이 알겠다. 세네갈 최고 유망 작가인 두츠의 그림이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 1층에서 2월 13일까지 전시된다. 가로 세로 각 40㎝의 10가지 색 바탕에 10개 장면을 그린 100점이 걸렸다.
두츠는 미국 워싱턴의 월드뱅크에 작품 100점이 소장돼 있을 정도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세네갈 다카르 국립예술학교에서 수석 졸업한 작가는 2000년 아프리카 비엔날레 ‘젊은 작가 모음’ 전에 참여하면서 전시 기획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듬해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설치미술 ‘메디나의 지루한 일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프랑스 TV5와 벨기에 RTBF 방송에 그의 작품이 소개되기도 했다. 2004년에는 오랫동안 구상해온 작품 ‘100=1, 1=100’을 발표하면서 세계 미술계에 이름을 각인시켰다. 서민 지역의 무질서한 모습을 원색적으로 표현한 100개의 작은 그림들은 조합과 분산의 이미지를 선사했다. 100개이기도 하고 1개이기도 한 그의 작품은 카멜레온을 연상시킨다.
2006년 다카르비엔날레에서 유럽연합(EU) 예술가위원회가 주는 대상을 받으면서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등 유서 깊은 미술관 및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가졌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형형색색의 동화 마을에 다다르게 되는 기분이다. 가난한 곳일지라도 누추함이 크게 보이지 않고, 사람들의 넓게 벌린 팔은 어느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림 곳곳에 써 놓은 ‘100=1, 1=100’이라는 숫자와 흑백으로 이루어진 화폭은 동양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그림에 등장하는 자동차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꿈을 표현하고, 하늘 높이 치솟은 안테나는 무지를 깨우는 문명의 도구이면서 소통을 위한 매개체이다. 집은 잃어버린 고향의 흔적이면서 근대 도시화의 슬픈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그림 속 색채도 무언의 메시지가 있다. 회색은 삶의 행렬을 빛으로 향하게 하는 색이고, 파란색은 고단한 삶에 활력을 갖게 하고, 초록색은 고향을 향한 그리움의 색이다. 또 주황색은 어디론가 떠나가는 여정을 상징하는 것으로 새로운 작업을 찾아 떠나는 작가의 예술과 통한다. 빨간색은 삶의 무게를 훌훌 털어내는 열정의 색이고, 연보라색은 모두가 함께 하나 되는 그물망의 색이다.
이번 전시는 아프리카 문명사 연구를 위해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며 아프리카를 오간 정해광 아프리카미술관장의 집념으로 이뤄졌다. 정 관장은 “나는 너에게로 너는 나에게로 향하는 삶, 타인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고 관용의 미덕을 실천하며 사는 것이 바로 두츠의 작품 의도”라며 “갈수록 이기적으로 치닫는 세상에 그의 그림을 보면서 좀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02-732-3848).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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