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재벌, 빵집 진출 안돼” 한마디에… 호텔신라, 커피·빵 사업 철수-아워홈도 순대·청국장서 손 떼

‘재벌 빵집’ 등 서민업종을 운영하는 재벌 2, 3세들의 철수가 잇따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재벌 2, 3세는 취미로 할지 모르지만 빵집을 하는 사람들은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압박한 데 따른 것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딸 이부진 사장이 운영하는 호텔신라는 26일 자회사 ‘보나비’가 운영 중인 커피·베이커리 카페 ‘아티제’ 사업을 철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LG그룹 고(故) 구인회 창업주의 3남인 구자학 회장이 운영하는 아워홈도 순대·청국장 소매시장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의 제과, 외식업 등 영세 자영업종 진출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사회와의 상생경영을 적극 실천한다는 취지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호텔신라는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와 함께 만든 제빵업체 ‘아티제 블랑제리’ 지분 19%도 함께 정리하기로 했다. 2004년 설립된 아티제는 27개 매장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241억원으로 호텔신라 전체 매출(약 1조7000억원)의 1.4%다.

아워홈도 “지난해 발표된 동반성장위원회의 순대·청국장 사업 확장 자제 권고안에 대해 내부 검토를 진행한 결과 소매시장에서 순대·청국장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른 대기업들도 철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재벌 3세가 운영하거나 지분을 가진 빵집은 아티제 외에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 외손녀인 장선윤 블리스 대표의 ‘포숑’,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의 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의 ‘달로와요’ 등이 있다.

빵집은 아니지만 대명리조트로 유명한 대명그룹도 2009년 퓨전 떡볶이점인 ‘베거백’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골목상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재벌가 2, 3세들이 재벌 네트워크를 이용한 손쉬운 사업으로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빼앗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재벌 빵집’에 대한 실태조사를 지시한데다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이들 업체들이 끝까지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으로 결론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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