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환의 삶과 신앙] 사랑의 울타리

Է:2012-01-1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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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환의 삶과 신앙] 사랑의 울타리

오래 전에 본 영화 가운데 ‘지붕위의 바이올린(Fiddler on the roof)’이 있다. 이 영화는 러시아에 사는 유대인의 고난과 희망, 그 속에 아름답게 빛나는 한 가족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감동적 작품이다. 영화의 시작 장면에서 주인공은 소달구지를 몰고 ‘전통(Tradition)!’이라고 시작되는 노래를 부른다. 유대인의 고난의 역사 속에 그들의 삶을 지탱하며 현실 너머에 숨어 있는 희망의 무지개를 보기 위해서는 전통의 계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내용의 메시지일 것이다.

유대인 교육과 스파르타 교육

유대인 자녀교육과 대조되는 교육의 방법으로 흔히들 고대 희랍의 스파르타 교육을 말한다. 스파르타에서 출생하는 모든 사내아이들은 낳자마자 철저하게 국가의 재산으로 등록돼 7세가 되면서부터 국가가 경영하는 기숙학교에 들어가 교육을 받게 되었다. 이 학교에서는 무섭도록 강한 훈련과 육체적 통제, 그리고 과학교육이 30세가 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한 마디로 스파르타 교육은 ‘육체의 힘’을 위한 교육, 전쟁을 위한 교육, 타인을 지배하기 위한 교육이었다. 그러나 결국 스파르타의 교육은 망했다. ‘인간’이 없었고 ‘삶의 신비’가 몰살당하는 ‘생명이 없는 교육’이었기 때문이다.

강인한 육체와 놀라운 군사력을 지녔던 스파르타는 사라졌지만 나약하고 힘없이 살아온 작은 유대민족은 지금도 세계무대를 휩쓸고 있다. 신앙전승과 전통을 강조해 온 유대 민족은 ‘힘’이 아니라 힘을 올바로 쓸 수 있는 ‘지혜’와 ‘사랑’이 세계를 지배하고, 궁극적으로는 지혜와 사랑을 주시는 분이 야훼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교육하고 계승시켜 나왔기 때문이리라.

교육학자인 돕슨(James Dobson) 박사의 명제 중에 “아이들에게는 울타리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어느 학교에서 운동장 둘레의 울타리를 철거했다고 한다. 이유는 울타리는 아이들에게 정신적으로 구속감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울타리를 철거한 후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다. 울타리가 있을 때는 아이들이 운동장 전체에 흩어져서 놀았는데 울타리를 철거한 후에는 운동장의 가운데 부분에 모여 놀더라는 것이다. 이 실험은 아이들에게 있어 울타리는 구속감이 아니라 안정감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 실험결과를 통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사랑의 울타리, 진정한 돌봄의 울타리, 신앙과 전통의 울타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흔히들 우리 한국 민족에 대해 긍정적인 면에서 제 2의 유대인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끈질긴 생존력과 생활능력, 근면, 그리고 뜨거운 자녀 교육의 열성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교육의 전통이 오늘의 우리를 만들어 왔을 것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수차례나 한국의 교육전통을 칭찬한 바 있다. 그런데 이러한 한국의 교육이 지나친 경쟁과 성과 중심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는 학교폭력으로 물들어 가는 한국교육의 참담한 현실을 목격하며 후손에게 물려줄 가장 값진 유산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스파르타식의 효율성을 강조하며 지속시켜 나가야 할 것인가, 아니면 조금 느리더라도 지혜와 사랑이 다스리는 ‘삶의 신비’를 가르쳐야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물어야 할 때다.

아이들 속에 하나님 소망 메시지

인도의 타고르는 “모든 어린이는 아직도 하나님이 인간에게 절망하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보여준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 우리의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이며 희망이요 자랑이다. 때문에 예수님은 아이들 속에서 하나님의 소망의 메시지, 미래의 가능성을 보았다. 우리는 오늘 우리들의 후손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생각뿐만 아니라 구체적 실천으로 연결해 함께 거룩한 목표와 거룩한 약속위에서 꿈을 꾸며 사랑과 돌봄의 울타리를 함께 세우고 만들어 가야한다.

(연세대 신과대학장 겸 연합신학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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