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차장·낭독가·물장수… 근대 삶의 흔적… ‘사라진 직업의 역사’

Է:2012-01-1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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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장·낭독가·물장수… 근대 삶의 흔적… ‘사라진 직업의 역사’

이승원 (자음과모음·13500원)

이야기 들려주는 남자, 전기수(傳奇?)의 실체가 문헌상에 나타난 것은 18세기 중반이다. 근대 조선뿐만 아니라 중세 유럽, 스페인 점령 하의 쿠바 등 전 세계적으로 있던 직업이다. 근대에 전기수가 등장한 배경은 파편화된 개인들을 공동체로 묶어줄 수 있는 낭독 문화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책의 대량 보급으로 인해 전기수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920년대 버스가 등장하면서 새롭게 떠오른 직업은 일명 ‘뻐스 걸’로 불린 여차장이었다. 짙은 청록색 치마에 굵은 허리띠를 두르고 근대 조선의 교통과 여성의 사회 활동을 상징하던 이들 역시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변사 기생 유모 인력거꾼 물장수 약장수도 사라진 직업군에 해당한다. 하지만 물장수와 약장수의 경우 20세기 초 시민들의 ‘토털헬스케어’를 담당한 어엿한 직업이었고, 유모는 모성을 상품화한 이색 직업이었다.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 의친왕의 연인은 창덕궁 전화교환수였다. 열아홉의 모던 걸 홍정순은 61세 황태자 의친왕의 마지막 후궁이 됐다. 두 사람을 이어준 것은 전화였다. 사라진 직업을 통해 우리 근대의 삶의 흔적과 무늬를 더듬어가는 맛이 쏠쏠하다. 인천대 강사.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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