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코너-정원교] 중국과 친구로 지내기

Է:2012-01-1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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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코너-정원교] 중국과 친구로 지내기

한국과 중국 간 현재 관계는? 말하기 껄끄럽지만 적나라하게 표현하면 서로 의심하는 사이다.

한국은 중국이 북한을 자신의 영향권 내에 묶어두려 한다고 경계한다. 중국이 한반도의 통일도 전쟁도 바라지 않는 소위 ‘불통불란(不統不亂)’ 정책을 선호한다는 시각은 이러한 의구심에 바탕을 두고 있다.

중국은 한국을 어쩔 수 없는 미국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국 식자들 사이에서는 “한국과는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한국 뒤에 보이는 미국의 그림자 때문에 한계를 느낀다”는 말이 나온다.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말하면서도 속내를 보면 아직까지는 서로 진정한 친구라고 믿는 것 같지 않다. 적어도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그렇다.

이에 비해 양국 간 경제 교류는 활발하기 그지없다. 한·중 수교가 이뤄진 데는 우리의 경제력이 큰 몫을 했다. 이제 우리가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도 중국이다. 지난해 기준 대중국 수출액은 1343억 달러, 수입액은 864억 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무역흑자가 479억 달러나 됐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도 5만개(중국 측 통계)나 된다. 무엇보다도 일주일에 양국 사이를 오가는 항공 편수가 790여편이나 되는 건 왕성한 교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루에 100편이 넘는다. 한국 7개 도시와 중국 30개 도시 사이에는 50여개 정기노선이 개설돼 있다.

중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예상했던 대로 ‘경제’를 주고 ‘안보’를 받았다.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중국 측 요구를 받아들인 모양새다. 정확하게는 한·중 FTA를 완전히 주지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완전히 받은 것도 아니지만. 그러나 북한에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직후 한·중 정상이 머리를 맞댄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북한에 급작스러운 변화가 생긴 만큼 한·중 관계를 새롭게 설정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 정상이 30여분 동안 진행된 단독회담 내내 한반도 문제만 논의한 것에서 보듯 중국을 떼놓고 남북 관계를 생각하기는 어렵게 됐다.

이 자리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남북이 대화를 통해 화해와 협력으로 갈 수 있도록 중국이 맡은 바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것은 주목을 끈다. 이 대통령의 신년사 등 우리 정부의 유연한 대북정책 기조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다만 6자 회담과 관련해서는 두 정상이 기존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즉 후 주석은 6자 회담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 대통령은 6자 회담 선결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조는 갑자기 바뀌리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부분이다.

두 정상은 오는 3월 하순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5월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도 만날 예정이다. 올 상반기에만 세 번이나 회담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양국은 수교 20주년을 맞아 올해를 ‘한·중 우호교류의 해’로 정하고 40여개 사업을 공동으로 펼치기로 했다. 후 주석이 방한하는 3월 하순에 맞춰 한·중 우호교류의 해 개막식을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두 나라는 더욱 가까워져야 한다. 의심에서 상호 신뢰로 나아가야 한다. 그럴 때에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끄는 데 있어서 양국이 공조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게 된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선 중국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 거래했다면 앞으로는 안보도 중국을 빼고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가고 있다. 중국과 친구가 아니라면? 추세를 보면 어느 쪽이 더 어려운 형편이 될지는 자명해 보인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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