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는 사람, 그리고 고양이도 살고 있다네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의 수준은 그 나라에서 동물들이 받는 대우를 보면 알 수 있다.’(마하트마 간디)
오는 17일 개봉되는 다큐멘터리 영화 ‘고양이 춤’은 두 남자가 운명처럼 만나 교감을 나눴던 길고양이들에 관한 기록이다.
출간 2년 만에 3만5000부 이상이 팔린 에세이집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를 쓴 이용한 작가와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 오던 CF감독 윤기형씨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화자(話者)다. 이 작가는 스틸컷(사진)으로, 윤 감독은 동영상으로 자신의 동네에서 만나 인연을 맺고 헤어진 고양이들에 얽힌 추억과 사연들을 번갈아가며 내레이션과 함께 풀어놓는다.
시인이자 여행가인 이 작가는 무심코 흘려보내던 길고양이에 어느 날 문득 관심을 갖게 됐고 그들을 돌보고 지켜보느라 여행까지 중단한다. 먹이를 준 것을 계기로 가까워진 길고양이들에게 그는 희봉이, 깜냥이, 문양이, 코봉이, 호순이 등의 이름을 붙여준다.
희봉이는 검은 비닐봉투 안으로 재빠르게 몸을 던져 넣는 데 선수고, 햇살이 따스한 봄날에는 산수유나무에 올라가 꽃구경을 하는 낭만도 즐긴다. 희봉이와 남매지간인 깜냥이는 벽돌 베고 낮잠 자는 게 취미고, 사료로 축구 드리블하는 데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윤 감독이 만난 고양이들도 생김새나 특성, 재주, 사연이 제각각이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잠보는 시도 때도 없이 아무 곳에서나 잠을 자기 일쑤고, 식당에서 먹이를 동냥할 정도로 넉살이 좋다. 그의 ‘아내’ 예삐는 먹이를 동료에게 양보하고 새끼들에게는 지극정성인 마음씨 고운 녀석이다.
영화는 이들 외에도 길에서 만나 사랑을 나누고, 새끼를 낳고, 뿔뿔이 흩어지고, 병들거나 차에 치여 죽어가는 길고양이들이 등장한다. 그렇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신기하고, 감동적이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영화 말미 ‘길 위에 사람이 산다. 그리고 고양이가 산다’는 내레이션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의 또 다른 주인인 길고양이들과 공존하려는 마음을 가져달라는 간절한 외침으로 들린다. 영화 수익의 10%는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 기부될 예정이다. 전체 관람가.
라동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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