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예산안] 공기업 팔아 재정수지 적자율 ‘0%’ 만든다?
내년 예산안과 함께 발표한 ‘2011∼201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의 핵심은 ‘2013년 균형재정 달성’과 다름없다. 재정부는 올 초까지만 해도 6조2000억원 적자로 예상했던 2013년 관리대상수지를 흑자로 전환시키겠다고 천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15 경축사에서 균형재정 조기 달성을 요구한 것에 정부가 부랴부랴 답변서를 만든 셈이다.
그러나 공기업 지분 매각 등에 따른 세외 수입 증가폭을 16%나 잡는 등 ‘균형재정’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나친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3년 재정수지 2000억원 흑자 만든다=재정부는 관리대상수지(실질적인 나라 살림살이 수지를 보여주는 지표)를 올해 25조원 적자(국회 확정예산 기준)에서 내년 적자폭을 14조3000억원으로 줄이고, 2013년에는 2000억원 흑자로 전환시키겠다고 27일 밝혔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대상수지 적자율을 0%, 즉 ‘균형재정’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어 2014년에는 3조1000억원 흑자, 2015년에는 5조3000억원 흑자로 유지키로 했다.
2013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31.3%로 맞춰 글로벌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데 이어 2014년 이후에는 GDP 대비 20%대 후반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2015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27.9%까지 낮추겠다는 게 정부의 의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재정 지출증가율을 수입증가율보다 3% 포인트 이상 낮게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2011∼2015년 연평균 재정 수입증가율은 7.2%, 재정 지출증가율은 4.8%로 예측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같은 기간 조세부담률은 2015년 19.7%까지 높이고, 사회보장기여금까지 포함한 국민부담률은 25.7%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균형재정’에 급해진 공기업 지분 매각=정부 계획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경제상황을 볼 때 경기가 더 악화될 경우 재정지출은 늘 수밖에 없어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특히 지지부진한 공기업의 정부 지분 매각시기를 앞당기는 등 무리수를 뒀다.
재정부는 실제 내년 예산안에서 세외수입을 올해 24조5000억원보다 4조1000억원 늘어난 28조6000억원으로 잡았다. 16.7%나 늘어난 금액이다. 올해 세외수입 증가율이 0.7%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껑충 뛴 수치다.
세외수입액 중 공기업의 정부 지분 매각은 기업은행 1조원, 산업은행 9000억원, 인천공항공사 4000억원 등 모두 2조3000억원 수준이다. 3대 공기업의 예상 매각액이 한 해 예산에 동시에 반영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산은 주식 매각 수입대금은 이번 예산안에 처음으로 들어왔다. 기업은행과 인천공항은 각각 2006년, 지난해부터 매각 대상에 올랐지만 지금까지 한 주도 팔리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들 공기업 지분 매각이 단기간에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정부는 이와 함께 내년 세외수입에 한국은행 잉여금 1조4000억원도 반영했다. 세입예산에 한은 잉여금을 반영한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국회 예결위원회 강기정 민주당 간사는 “정부가 세입 기반이 약화된 상황에서 당초 계획보다 무리하게 앞당겨 균형재정을 달성하려고 공기업 매각, 기금의 일반회계 전입 등 비정상적인 세외수입 확대를 강행했다. 내년 예산은 경제상황을 반영해 위기 극복 예산으로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