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현의 사막의 구도자들] 비우고… 버리고… ‘영성의 시대’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이던 4∼5세기, 이집트의 사막에 기독교인들이 살기 시작했다. 이들은 자기 소유를 버리고 독신의 삶을 택했으며 삼삼오오 무리를 짓거나 보다 큰 공동체를 만들기도 했다. 사막의 기독교인들이 우리 눈에 기이하게 보이는 삶을 택했다고 해서 너무 나무라지 말아야 한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 이상으로 그리스도 예수의 말씀을 처절하게 마음에 새긴 자들이었기 때문이다.
사막의 기독교인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성경 속의 성경을 두 구절 뽑으라고 한다면 부자청년에 주신 마태복음 19장 21절과 제자들에게 남기신 누가복음 14장 26절의 말씀을 택하겠다. “네가 완전하고자 한다면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마19:21)는 말씀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또 가족은 물론 자기 목숨까지도 미워하지 않으면 그리스도의 제자가 될 수 없다는 말씀(눅14:26)을 놓고 육적인 혼인을 멀리하고 독신을 택하면서 일평생을 그리스도의 신부로 살아가고자 다짐한다면 모두들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영적인 갈망이 시대를 휘감고 있던 4∼5세기는 오늘날과는 전혀 다른 시대였다. 가장 진지하고 뛰어난 시대적 영웅들이 자발적인 가난을 택하고 그리스도와의 영적인 혼인을 최상의 철학으로 받아들이기를 우후죽순처럼 했으니 말이다. 이 시대의 기독교적 영웅 중 마태복음 19장 21절과 누가복음 14장 26절을 소홀히 했던 자는 없다고 단언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추어진 이런 역사를 굳이 들추어내는 것은 사막 기독교인들의 영성이 오늘날 우리의 신앙에 타산지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유에서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하나님의 사랑이 완성된 바, 그 십자가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자기 의지를 비우고 버리는 것 외에 다름 아닐 것이다.
그런데 다른 것은 몰라도 자기 의지를 비우고 버리는 것에 있어서 사막의 기독교인들만큼 깊이 있는 영성에 도달했던 시대는 없는 것 같다. 비우고 버리는 것을 배워갔던 4∼5세기 영성의 시대로부터 정수를 뽑아내어, 소유하고 또 소유해도 점점 더 소유하고만 싶어지는 정신적 비만에 병든 우리 시대에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귀 있는 자는 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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