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빅이슈’ 판매로 인생역전 꿈꾸는 오현석씨 “복음으로 노숙 탈출… 내 삶이 빅 이슈”

Է:2011-09-1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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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빅이슈’ 판매로 인생역전 꿈꾸는 오현석씨 “복음으로 노숙 탈출… 내 삶이 빅 이슈”

국민일보-NCCK 노숙인 지원 공동캠페인 홈리스와 손잡기

그는 이번 추석에도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 지난 11∼13일 홈리스 봉사단체인 ‘거리의 천사들’(대표 안기성 목사)에서 마련한 노숙인돕기 프로그램 ‘달맞이 공동체’에 참석해 가족과 함께하지 못한 외로움을 달랬다. 벌써 몇 년째인가. 장남인데 몇 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빈소도 지키지 못했다. 주름살이 깊어졌을 어머니 얼굴도 이젠 아득하기만 하다. ‘빅판’ 오현석(42)씨 얘기다.

빅판은 홈리스에게만 잡지 ‘빅이슈’ 판매권을 주고,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빅이슈 판매원’의 줄임말이다. 오씨는 매일 오후 3시 빨간 조끼를 입고 서울 신사역으로 나가 외친다. “빅이슈입니다.” 그렇게 밤 9시까지 빅판으로 일하면서 몇 가지 원칙을 지킨다. 미소 짓기, 노점상과 다투지 않고 협조하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의 50%는 저축하기. 그렇게 일한 지 1년. 그는 노숙에서 탈출해 스스로 삶에 ‘빅 이슈’를 만들어냈다.

“그동안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이번 ‘달맞이 공동체’에서 목사님의 말씀을 듣는데, 제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대요. ‘거리의 천사들’ 윤건 총무님은 제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들라고 조언해 주세요. 잡지사 빅이슈코리아 직원들은 늘 긍정의 힘을 심어줘요. 빅판으로 일할 때 오가는 분들은 손을 흔들며 힘내라고 격려도 해줍니다. 그런 따뜻한 말들 때문에 저는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오씨는 원래 소심한 성격으로 대인기피증까지 있었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아버지를 따라 장사를 다녔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하지 못했다. 사람들 눈을 마주치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데, 여간 힘든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이는 먹었는데 일하는 건 두렵지, 언제까지 부모님만 의지한 채 살 수도 없고… 어느 날 가족들로부터 ‘무능력하다’란 말을 들었는데 도저히 집에 있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뛰쳐나왔어요.”

그게 7년 전이다. 서울 가리봉역 근처를 전전했다. 어쩌다 막일을 하고 돈이 생기면 PC방에서 잠을 청했다. 무료급식소에서 허기를 채우고, 여름엔 벤치에서 잤다. 겨울이면 인근 건물에 들어가 종이 상자를 깔고 몸을 의지했다.

지난해 8월, 여느 때처럼 밥을 먹기 위해 무료급식소를 찾았다. ‘빅판 모집’이라는 전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노숙인 대상으로 판매원을 모집한다는 내용인데, ‘고시원 무료 숙식’이란 글자가 유난히 끌렸다. 그는 당장 서울 당산동의 빅이슈코리아를 찾았고, 처음 2주일 동안 열심히 일했다. 노숙인에게 2주일은 고비였다. 그 시간을 넘기자 고시원에 입소할 수 있었고 돈도 만질 수 있었다.

빅이슈코리아 직원이 그 대신 저금을 해줬다. 어느 새 오씨는 자기 이름으로 된 통장을 갖게 됐고, 직불카드도 만들었다. 지난 6월 12일 경기도 부천시 송정역 근처 임대주택에도 입주했다. 이제 남은 소망이 있다면, 가족을 만나는 거다. 2008년 어머니는 인천에서 이사하며 연락이 끊겼다.

“내년 설에는 어머님 모시고 꼭 아버지 산소에 가고 싶어요. 그날을 꿈꾸며 오늘도 행복하게 일할 겁니다. 여러분, 빅이슈 사세요.”

◇후원계좌: 신한은행 100-027-286698 (한국기독교연합사업)

◇문의: NCCK 홈리스대책위원회 (070-7707-8437)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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