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본 PK민심은… “그래도 박근혜 아이가”
부산은 내년 총선·대선의 승패를 쥐고 있다. ‘바람이 분다’거나 ‘바람에도 버틴다’는 등 제 입맛대로의 평가와 분석이 넘쳐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13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터전인 부산진구, 다음달 구청장 재선거가 있는 동구, 한진중공업 사태로 몸살을 앓은 영도구, 부산의 중심 해운대구 일대에서 부산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모두들 “부산에 야권 바람이 부는가”라는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도 한나라당=강민주(34·여)씨는 안 원장의 아버지 병원이 내다보이는 범천동에서 3년째 미용실을 운영 중이다. ‘안풍(安風)의 성지’ 거주민인 강씨는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경기는 안 좋은데 전기요금은 오르고, 물가를 잡겠다고 하지만 천정부지”라며 “민주당으로 갈아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취재 중 만난 대다수 시민들이 “그래도 한나라당에 투표하겠다”고 했다. 20대부터 60대까지, 나이를 가리지 않았다. 집권세력에 대한 불만이 야권 지지로 이어지진 않았다.
지지 이유를 물었다. 이삼수(64·부산 범천동)씨는 “그래도 나는 한나라당이다. 어릴 때부터 계속 그래왔으니까. 민주당은 손학규 정동영 얼굴만 봐도 싫다”고 했다. 희망버스로 몸살을 앓은 부산 동삼동에서 만난 홍모(29)씨도 “어릴 때부터 어른들한테서 듣고 자랐기 때문에 한나라당을 지지한다”고 했다.
◇동구청장 재선거, 문재인 파괴력은=다음달 26일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는 서울시장 못지않게 관심을 끌고 있다. 후보도 못 내던 민주당은 내심 당선까지 바라고 있다. 특히 부산발 ‘야권 바람’의 핵으로 꼽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지원까지 예정되면서 정치권에선 그의 영향력을 가늠해볼 시험대로 보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정작 문 이사장을 잘 알지 못했다.
동구 초량동 출신 김승조(57)씨는 “이 지역은 노인이 많이 산다. 문씨는 젊은층에게만 조금 영향을 줄 뿐”이라고 내다봤다. 수정동에 사는 대학3년생 김모(23·여)씨도 “문 이사장을 잘 모른다”며 “투표한다면 한나라당 후보에게 하겠다”고 말했다. 장모(25·부산 초량동)씨 역시 “문 이사장을 모른다”며 “한나라당을 지지하니 그쪽 후보에게 투표할 것 같다”고 답했다.
문 이사장 인지도는 부산 다른 지역에서도 높지 않았다. 해운대에서 만난 여객선 승무원 신모(29·부산 우이동)씨는 “주변에 아직 그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나도 그렇다”고 말했다.
안철수 원장에 대한 호감도는 높았다. 하지만 ‘정치인 안철수’에겐 물음표가 많았다. 안 원장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에서 맞붙는다면 모두 “박 전 대표를 뽑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는 일종의 ‘신앙’처럼 여겨졌다. “말도 함부로 하지 않고 믿음이 간다”(강민주씨),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어른들이 칭찬하는 걸 어릴 때부터 듣고 자랐다”(홍씨), “아버지 어머니를 비참하게 잃은 불쌍한 분”(이채석·58·부산 수정동) 등 이유도 다양했다.
하지만 야권이 절망하기엔 이르다. 많은 시민들이 기자를 부담스러워하며 피했다. 한나라당 텃밭인 부산에서 견해를 숨긴 그들의 마음이 어느 쪽에 가 있을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 3개월 후면 드러날 것이다.
부산=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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