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임순만] 야구 감독
프로야구 SK와이번스 김성근 감독의 경질에 따른 논란이 한창이다. 논점의 핵심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감독을 왜 해고시키는가 하는 점과 좋은 성적을 내더라도 기업 이미지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이 논란을 따지는 데 있어 기업이 왜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지의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기업이 1년에 수백억씩 드는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해 기업의 이미지 관리와 사회공헌 차원에서다. 얼마 전 제9, 10 구단 창단 논의가 있었을 때 KBO가 제시한 전용구장 건립비는 2000억원이었다. 그리고 창단 가입금과 예치금 등 나머지 필요경비가 500억원이란 계산이 나왔다. 각 구단의 1년 운영비는 차이가 있지만 많은 곳은 300억원을 웃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에 비해 주 수입원인 입장료는 8개 구단 전부 합쳐도 한 구단의 운영비를 조금 웃도는 정도다. 지난해 최대 수입을 올린 두산베어스의 입장 수익은 78억원에 불과했다. 흑자운영 얘기가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모기업 광고 등 장부상으로 그럴 뿐 실제로는 대부분 엄청난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몇 년 전 현대유니콘스 매각 당시 적자가 연간 200억원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이런 적자를 감수하는 모기업은 이미지 관리에 매우 민감하다. 기업 이미지가 나빠지면 수천억원을 사회에 헌납하더라도 좀처럼 향상시키기 어렵다. 프로야구는 자본주의가 낳은 고도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다. 감독은 자본에 흡수고용(co-opt)된 존재라는 숙명을 벗어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프로야구 감독은 승부사이자 관리자의 두 측면을 겸비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1회부터 번트를 대고, 크게 이기고 있는 8, 9회에 투수를 교체하고, 심리전을 펼치면서 인정사정없이 이기는 야구로는 명문 구단의 반열에 오르지 못한다. 이기는 것에도 철학이 요구된다.
그동안 10회 넘게 경질을 당하며 마이너리티로 전전해 왔던 재일교포 출신 김성근 감독은 SK에 와서 처음으로 우승을 일궈냈고 “내 생애 이처럼 편하게 야구를 해 본 적이 없다”며 SK 프런트와의 찰떡궁합을 과시해 왔다. 사람들은 그의 험난한 여정이 SK에 와서 끝난 줄로 알았다. 그러나 그간 게임운영 방식을 놓고 내부의 불협화가 있었고, 김 감독은 급기야 재계약 문제를 놓고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방법을 선택했다. 프로야구의 역사에서 매우 특이한 케이스다.
임순만 수석논설위원 s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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