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 시사풍향계

[시사풍향계-김중태] SW산업 강국으로 가는 한가지 방법

[시사풍향계-김중태] SW산업 강국으로 가는 한가지 방법 기사의 사진

구글은 제조업체가 아니다. 매출의 대부분이 광고주에서 나오는 B2B 서비스업체다. 그런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한 이유는 모토로라의 특허를 갖고 특허 전쟁에 대비하기 위함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가 당장 삼성과 LG 등 국내 제조업체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시장 흐름으로 볼 때 모바일 시장은 결국 3파전이 될 것으로 본다. 전 세계 제조업체를 협력사로 삼은 안드로이드 진영과 이를 뒤쫓아 가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폰의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이다. MS는 발동이 늦게 걸리지만 무서운 집중력으로 경쟁자를 따라잡는 힘이 있다. CP/M-86, 워드스타, 로터스, 넷스케이프 등의 독점적 제품을 따라잡은 전력이 있다. 전 세계 온라인 게임이 동작하는 윈도가 있고, 오피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MS가 자신의 장점을 모바일에 접목시킨다면 무서운 경쟁자로 성장할 것이다. 애플의 iOS 제품은 물건이 없어 못 파는 상황이지만 혼자서 제조한다는 독점의 한계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향상시키는 데 한계를 가진다.

모바일시장 3파전 전망

국내 산업으로서는 당장은 개방적인 안드로이드와 MS 진영에 붙어 우수한 하드웨어(HW) 제조에 집중해야 한다. 국내 제조업체는 CPU, LCD, 반도체라는 모바일 기기의 3대 핵심 부품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의 HW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향후 IT 산업이 HW, 소프트웨어(SW), 서비스의 결합이라는 추세를 볼 때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SW 생태계 조성에도 전념해야 한다.

SW는 생태계 조성 없이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스마트폰 OS는 OS 자체의 완성도만큼이나 우수한 앱의 지원이 필요하고, 이는 전 세계 개발자와 상생 생태계가 갖추어져야만 확보 가능한 서비스다. 스마트폰 OS 시장의 강자였던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앱 생태계 부족으로 손을 든 상태에서 후발인 바다 OS가 스마트폰 OS로서 경쟁력을 갖기는 어렵다.

그러나 스마트 가전과 융합 전략을 편다면 가능성이 있다. 삼성의 TV는 분기당 천만대씩 보급되고 있는데, M2M 시대에 맞게 바다폰으로 촬영한 동영상을 화면이 큰 바다 TV로 바로 보고, 센서와 카메라가 달린 바다냉장고의 상태를 대형마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면 바다 OS도 경쟁력이 있다. 따라서 국내 가전업체들이 연간 수억대를 판매하는 스마트가전 OS를 함께 만들어 모바일에 적용시킨다면 애플과 경쟁할 만한 SW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국내 SW 경쟁력 확보의 가장 큰 걸림돌은 우수한 인재의 부족인데 해결책은 간단하다. IT 분야가 돈을 더 많이 버는 인기 직종이 되면 알아서 IT 분야로 온다. 연봉 2억원을 받는다면 대기업 중소기업 가리지 않을 것이고, 고객이 매일 스펙을 바꾸어도 상관하지 않을 것이며 야근도 불사할 것이다. 종사자의 요구는 간단하다. 돈을 많이 주든지, 돈을 못 주겠으면 인간적인 환경이라도 만들라는 것이다.

가전-모바일 결합전략 유망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SW 종사자가 돈 많이 버는 직종이 되고, SW 생태계가 좋아지고, 국내 SW산업 경쟁력이 향상될까? 제도 개선, 규제 완화, 현금결제, 이공계 장학금, 연구예산 증가? 이런 정도의 생색내기로는 어림도 없다. 딱 한 가지 방법이 있다. SW 개발자와 벤처기업 CEO가 참여하는 포럼을 만들고, 이 포럼의 개발자와 중소기업 CEO가 ‘해 달라는 대로 정부가 해 주면’ 된다. 현장의 개발자가 개선해 달라는 것도 안 해 주면서 SW 경쟁력 강화를 외친다면 코드 한 줄 모르는 개발자 부인도 비웃을 일이다. 자신의 인생을 걸고 사업하는 중소벤처 CEO와 개발자가 요구하는 것을 해 주고, 하지 말라는 것은 안 하는 정부가 SW 강국을 만드는 것이다.

김중태 IT문화원장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