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 커넥션] 전·현정권 넘나들며 얽히고 설킨 ‘광주일고 인맥’
부산저축은행 사건은 연루된 핵심 인물이 특정 고등학교 출신이고, 지난 정권과 현 정권 주요인사가 동시에 엮여 있다. 수사 초기 단계인 현재로서는 복잡한 실타래같이 엉켜 있는 형국이다.
부산에 기반을 두고 저축은행 업계 1위로 성장한 부산저축은행의 경영진에는 아이러니하게도 호남지역 명문고인 광주일고 출신이 많다. 박연호 회장(광주일고 43회), 김양 부회장(45회), 김민영 은행장(39회) 등이 그들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목포상고 동문인 창업주 박상구 회장은 5공화국 때 사업지를 부산으로 옮겨 부산저축은행을 설립했다. 대를 이은 박연호 회장은 1990년대 후반 광주일고 동기 및 선·후배를 대거 영입했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오지열 중앙부산저축은행장(45회), 문평기 전 부산2저축은행 감사(41회)도 이즈음 합류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 중 한 명인 박형선 해동건설 회장(45회)도 마찬가지다. 박 회장은 김 부회장과 고교 동기이면서 오 은행장의 사돈이다. 그는 2003년 부산저축은행의 지분 9.11%를 취득해 2대 주주가 됐다. 특히 박 회장은 전남대에 진학한 뒤 학생운동을 하다 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10개월여 만에 풀려난 광주·전남 지역 운동권의 대부다. 박 회장의 여동생 기순씨는 야학을 하다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했고, 훗날 주위 사람들이 5·18 당시 사망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씨와 영혼결혼식을 치러줬다. 박 회장의 부인도 5·18때 수배돼 미국으로 밀항한 고(故) 윤한봉씨의 여동생이다. 박 회장이 노무현 정권 핵심 인사였던 이해찬 전 총리,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등과 친분이 있는 이유다.
검찰은 납골당 건축사업 등을 위해 담보 가치 없는 부동산을 제시하며 불법대출한 혐의 등으로 해동건설 박 회장을 최근 구속했다. 운동권의 대부였던 그가 이제는 출신 고등학교를 기반으로 정·관계 로비를 벌인 혐의로 조사를 받는 상황이 된 것이다.
실제로 부산저축은행은 그룹의 핵심 인사를 광주일고 출신으로 짜놓고 부실한 경영상태를 숨겨오며 버텼다. 하지만 결국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지난 2월 17일 영업정지를 당했고, 전문 브로커 윤여성, 박태규씨 등을 이용해 구명로비를 벌였던 실체가 드러났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을 위해 은밀히 뛰었던 윤씨 등 브로커들이 정·관계에 퍼져 있는 자신들의 인맥에 접근하는 동시에 광주일고 출신들을 공략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아 챙기고 저축은행의 대출을 완화해주는 등 도움을 준 혐의를 받고 있는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장도 광주일고 동문이다.
역시 광주일고 출신인 KTB자산운용의 장인환 대표는 부산저축은행이 2010년 금융감독원의 대손충당금 적립 요구로 유상증자를 할 때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에서 각각 500억원씩 총 1000억원을 끌어와 영업 정지를 모면케 해준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노석조 기자 stonebir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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