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라이프] 어떤 마을에 짚신 장사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가 만든 짚신은 겉으로 보기에는 다른 사람들이 만든 짚신과 별 차이가 없었는데도 유난히 잘 팔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짚신이 잘 팔리게 되는 비결을 알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그는 아무에게도 이 비밀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날 그가 갑자기 병이 들어 죽게 되었다. 그러자 짚신 장사의 아들이 아버지를 붙잡고 물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만드신 짚신이 더 잘 팔리는 이유가 뭐에요? 말씀 좀 해주세요.”
그러자 그의 아버지가 마지막 순간에 숨이 넘어가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털! 털!” 무슨 뜻인가? 다른 짚신 장사들은 짚신을 만들어서 그냥 손님들에게 내어 놓았는데 그의 아버지는 마지막 끝손질을 한 것이다. 즉 짚신에 있는 까칠한 부분의 털을 일일이 다듬어서 손님들에게 내어 놓은 것이다. 그러니 자연히 그의 아버지가 내놓은 짚신은 다른 짚신에 비해 발이 편했고 이로 인해 손님들이 그의 짚신을 앞 다투어 찾은 것이다.
이 이야기는 디테일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우리가 흔히 지나치기 쉬운 흠이나 실수들이 한 기업을 무너지게 한다던가, 다 이루어 놓은 계약을 무산시킨다던가, 혹은 한 개인이 공들여 쌓아 놓은 명성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된다. 왕중추는 그가 쓴 ‘디테일의 힘’(올림)이라는 책에서 사람들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소흘히 함으로 말미암아 예상치 못한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 여러 가지 사례들을 소개한다.
그의 책에 보면 어떤 제약회사 공장장은 독일에서 온 대표단을 초청하여 공장 견학을 시키는 도중에 무심결에 공장 바닥에 침을 뱉었다. 그러자 그 광경을 목격한 대표단은 곧바로 공장 견학을 중단하고 그 제약회사와 맺은 제휴계획을 전면 백지화 하였다. 왜냐하면 제약회사 특성상 청결이 생명인데 공장장이라는 사람이 아무 곳에나 침을 뱉는다면 그곳 근로자들의 수준은 보나마나일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 외에도 입사 시험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어 합격이 기정사실이 되었던 지원자가 구겨진 이력서를 제출하는 바람에 입사가 좌절되었던 사건이나, 최초의 소련 우주인이었던 가가린이 우주비행사 선발 시험에서 자신이 탈 우주선을 신발을 벗고 타는 바람에 다른 지원자를 제치고 선발이 되었다고 하는 등의 흥미 진진한 이야기들이 이 책에 소개 되어 있다.
결국 어떻게 보면 성공과 실패는 대단한 능력과 실력의 차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작고 미묘한 차이에서 나뉘어지는 것이다. 특별히 오늘날과 같은 경쟁 사회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실력이 엇비슷하다. 그럴 때 디테일한 부분에서의 작은 실수는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 내는 수가 있는 것이다. 가령 어떤 학생이 레포트를 쓰면서 레포트 내용은 성실하게 잘 작성하여 제출했다고 하더라도 마감 시간에 쫒기어 스태플러를 찍지 않고 냈다거나, 원고를 교정하지 않고 제출하여 틀린 글자가 많이 나온다면 교수에 따라서는 그 학생의 레포트에 낮은 점수를 줄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식당을 예로 들면 그 식당의 메뉴가 아무리 맛이 있고 영양가가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만약 손님 상에 올라온 물컵이 불결하다고 한다면 손님은 그 한 가지 이유 때문에 다시는 그 식당을 찾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디테일의 문제는 작은 문제가 아니고 때로는 개인이나 기업의 사활을 결정 짓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특별히 리더들은 디테일의 중요성을 꼭 유념해야 한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리더라고 하면 큰 그림을 봐야 한다고 하는 생각에 사로 잡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작은 디테일을 놓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책을 통하여 디테일의 중요성을 배우고 평소에 작은 부분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다.
* 이 글을 쓴 라원기 목사는 총신대 신대원을 나와 목사 안수를 받고 풀러에서 박사(Ph.D.)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강북대학연합교회 담임 목사로 있으면서 한동대 객원교수로 학생들에게 성경과 리더십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기독교를 알아야 인생의 답이 보인다><만화로 보는 기독교> 등이 있다.
라원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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