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 하게 하는 총명탕 같은 것은 없어요"

Է:2011-06-0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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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라이프] “가끔 한의원을 찾아온 손님들이 공부 잘할 수 있는 비결을 알려 달라고 합니다. 세상에 총명탕 같은 약은 없어요. 현미밥에 제철 음식을 먹이라고 권합니다. 시편과 잠언을 읽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공부도 잘되고 몸도 더욱 튼튼해지거든요.”

축농증과 비염치료제 ‘청비환’으로 명성을 얻은 한의사 이환용 평강식물원 원장이 밝힌 자녀교육비법이다. 이 원장은 ‘가정교육이 바로서야 학교교육이 산다’는 교육철학을 강조했다. 자녀를 키울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학원과 족집게 과외를 시켜도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아이와는 비교가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충남 서산의 산골에서 태어나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가난과 역경 속에서 고학으로 동국대 한의대에 입학했다. 칠전팔기라는 말처럼 일곱 번 낙방하고 여덟 번째 합격했다. 대학 졸업 후 서울 강남에 평강한의원을 개원하고 경희대에서 한의학 박사를 받았다.

그는 아버지를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정(父情)이 남다르다. 그래서 ‘아버지가 최고의 교과서다’는 신념을 오래 전부터 가슴에 새겨놓고 산다. 자식교육도 이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 원장의 둘째 아들 준엽(21)씨는 똑똑한 형과는 달리 어릴 때 남들의 놀림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 스쿨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다. 그의 성장과정을 보면 기적 같은 결과다. 초등학교 5학년 때는 고도비만으로 100미터 달리기는 25초였고, 수학점수는 32점 밖에 못 받았다.

2000년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났을 때도 별 희망이 없었다. 영어가 안 돼 의사소통이 불가능했다. 그 곳에서도 운동을 못해 외톨이였다. 키는 역시 반에서 제일 작았다. 달리기도 꼴찌였다. 반에서 유일한 한국인으로 웃음거리였다. 자살도 수없이 생각했다.

막다른 길에서 그를 인도한 것은 기독교음악(CCM)이었다. ‘Who Am I(내가 떨어질 때 당신이 날 잡아주시고 내가 누구인지 말해주셨습니다. 나는 당신의 것입니다)’ 이 노래를 듣고 그는 눈물을 흘렸다. 이렇게 하나님을 다시 알게 되면서 어머니와 새벽기도들 다니며 새로운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고등학교는 미국에서 다녔다. 생각이 달라지니 삶도 180도로 변했다. 매사에 자신감이 넘쳤다. 사람들도 그를 인정해줬다. 운동부에서도 1군으로 활약했고 학생회 간부가 됐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여러 번 위기를 겪었다. 여러 분야에서 1등을 했지만 ‘자신이 왜, 여기까지 왔으며 무엇을 위해 사는가’에 대한 의문 때문이었다. 수없이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다.

어린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받은 신앙교육이 보약이었다. 창세기 28장 15절이었다. “나는 너와 함께 하고, 네가 어리로 가든 너를 지켜 줄 것이다. 그리고 너를 다시 이 땅으로 데려오리니, 내가 너에게 약속한 것을 다 이루어 주기 전까지 너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또 한 번의 고비가 찾아왔다. 대학 결정과 전공 선택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정의된 시스템 안에서 좋은 학교, 좋은 직장, 세상에서 성공적으로 평가하는 삶을 향해 질주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가슴을 짓눌렀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입학하기 전 1년 간 ‘갭 이어’를 보냈다. 이론적인 학문과 학교를 떠나 진짜 세계를 경험하고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발견하기 위한 기간이다. 책가방 대신 배낭을 짊어졌다. 수능시험에 올인 해도 모자랄 판에 기약 없는 길을 떠난다는 것은 큰 모험이었다. 중국과 인도 뉴질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이스라엘 케냐 두바이 등을 순례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수많은 질문과 욕구에 대해 조금씩 답을 찾아나갔다. 지난해 말에 펴낸 ‘파란날을 달리다’(시공사)는 그가 두 발로 지구촌을 돌며 쓴 청춘의 기록이다.

지난 달 어버이날을 맞아 잠시 귀국했다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준엽씨는 자신의 로드맵을 펼쳐보였다. 와튼 스쿨을 졸업하면 신학대학에 들어가 성경을 히브리어로, 헬라어 원본으로 읽어보며 기도하며 공부할 계획이다. 성경 안에 있는 경제 원리를 찾고 지구촌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려는 꿈을 키워가고 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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