믈라디치, 대량학살 혐의 부인… 세르비아 극우파 수천명 “전범재판소 송환 반대” 시위

Է:2011-05-30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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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고전범재판소(ICTY) 송환을 앞둔 ‘발칸의 도살자’ 라트코 믈라디치(69)가 대량학살 혐의를 부인했다고 30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믈라디치의 아들 다르코는 “아버지는 스레브레니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든 본인과는 관련 없는 일이라고 했다. 부상자와 여성, 어린이를 먼저 철수시키라는 것이 아버지의 명령이었다”고 말했다. 다르코는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의 구치소에서 믈라디치를 접견한 뒤 기자들에게 이렇게 전했다.

믈라디치는 19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스레브레니차(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도시)를 침공해 10대를 포함한 무슬림 남성 8000여명을 집단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6일 그를 체포한 세르비아 정부는 ICTY로 그를 송환키로 결정했다. 그의 변호인은 이에 대해 30일 항소를 신청했다. 항소 신청에 관한 법원 판단은 사흘 내 이뤄진다.

그의 ICTY 송환 결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지난 29일 베오그라드에서 벌어졌다. 극우 정당과 민족주의 성향의 젊은이 8000∼1만명은 “믈라디치는 세르비아의 영웅”이라고 외치며 그의 석방을 요구했다. 일부는 경찰과 충돌해 111명이 체포됐으며, 경찰을 포함해 36명이 경상을 입었다.

외신들은 이런 여론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많은 세르비아인에게 믈라디치는 이미 역사 속 인물”이라며 “그의 ICTY 송환도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찬성하겠다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세르비아인들은 자국의 유럽연합(EU) 가입 가능성이 더 커짐에 따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의 세르비아계 분리 운동에도 관심을 덜 가질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망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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