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고엽제 파문] “9m 깊이 구덩이 파 드럼통 40~50개 직접 묻었다”

Է:2011-05-2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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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 고엽제 파문] “9m 깊이 구덩이 파 드럼통 40~50개 직접 묻었다”

구자영(72)씨는 경북 칠곡군 왜관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 시설관리부대에서 유일한 중장비 기사였다. 그래서 자신의 상관과 둘이서 구덩이를 파고 독극물 의혹물질을 파묻은 뒤 메우는 작업을 했다. 그는 그것이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임을 확신했다. 이를 뒤늦게 공개하는 이유는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고, 모든 것을 공개해 양국이 빨리 문제를 해결하는 게 좋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작업 당시 상황은.

“기하이씨(직속상관)의 명령을 받고 BOQ(독신 장교 숙소) 옆에, 이후에 소방대 앞에 각각 테니스장 크기의 땅을 30피트(9.14m) 정도 불도저로 팠다. 파묻은 화학물질은 부대 내 창고에서 트레일러로 실어왔다. 내가 파놓은 구덩이에 기하이씨가 그것들을 넣었고, 내가 불도저로 잘 파묻어지도록 고르고 다시 메웠다. 두 곳에 드럼통 40∼50개, 5갤런(1갤런은 3.785ℓ)짜리 캔 20∼30개, 병 종류 20∼30개 정도를 각각 묻었다. 2∼3일 정도 걸려서 구덩이를 팠고, 1∼2주일 정도 묻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파묻은 화학물질이 무엇인가. 고엽제인가.

“당시 고엽제란 용어를 알지도 못했다. 내용물을 정확히는 몰랐지만 화학물질, 독극물이란 것은 틀림없었다. 베트남에서 쓰다 남은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강한 냄새도 났다.”

-40년 전 상황을 비교적 상세히 기억하는데.

“불도저로 구덩이(BOQ 옆)에 묻힌 것들을 고르다가 중장비 무게로 병이나 드럼통이 터지면서 불이 붙었다. 구덩이 속에서 간신히 탈출했고, 소방차가 출동해 화재를 진압했다. 그래서 기억한다. 아마 지금 파보면 깨진 병이나 불탄 나무상자 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소방대 옆 구덩이를 팔 때에는 수도관을 건드려 터졌었다. 그 물을 내가 뒤집어썼기 때문에 확실히 기억한다.”

-파묻은 물질들을 나중에 수거하지는 않았나.

“2001년 8월에 그만둘 때까지는 없었다. 이번에 고엽제 파문이 난 뒤, 내가 아는 현재 근무자들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상부에 보고해도 되겠느냐’고 물어보더라. 당시 매몰 사실을 아는 사람도 부대 내에 있을 것이다.”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가 폭로한 헬기장 인근 매몰 작업도 목격했나.

“정확한 연도는 기억 못한다. 이번에 신문에서 보니 1978년이라고 하더라. 당시 헬기장은 없었다. 미군 44공병대가 직접 파고 묻었다. 아주 대규모였다. 내가 근무하던 곳에서 500m∼1㎞ 정도 떨어진 곳이라 쉽게 볼 수 있었다. 나중에 수거하는 작업도 직접 봤다. 드럼통 같은 것을 파묻는 것은 봤지만 내용물은 몰랐다. 내가 구덩이를 팠던 것보다는 깊이 파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

-공병대의 어떤 작업들을 기억하나.

“상당히 오랫동안 했고, 모든 것을 공병대가 직접 했다. 묻는 것보다 수거하는 작업을 더 오래했다. 아마 1∼2개월 걸리지 않았나 싶다. 수거 작업을 끝냈을 때에는 소방차들이 현장에 와서 사용했던 중장비들을 모두 물을 뿌려 깨끗이 닦은 뒤 돌려보냈다.”

워싱턴=글·사진 김명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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