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 한 층 올라설 수 있는 힘은 돈 만이 아니다

Է:2011-05-2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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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 한 층 올라설 수 있는 힘은 돈 만이 아니다

계층이동의 사다리/루비 페인/황금사자

부자들은 타인의 무례한 행동을 꼬집을 때 가장 많이 웃는다. 가난한 이의 웃음소재로는 섹스가 제일이다. 빈곤층의 세계가 동네라면, 중산층은 국경 안에서 삶을 조직한다. 당신이 부유층에 속해있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일본 도쿄의 긴자거리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시집이 있어요.” 그들의 세상은 지구촌이다.

가난한 집의 가장은 여자가 많고, 중산층 가정의 중심은 남자일 가능성이 높다. 부자들에게 권력자의 성별은 무의미하다. 구심은 ‘돈 많은 사람’이다. 가난 속에서 삶을 결정하는 요소는 인간관계와 재미. 그래서 가난할수록 돈이 생기면 이웃과 나눠 갖는다. 착해서가 아니다. 오늘 내걸 나누지 않는다면, 도움이 필요할 때 나도 거절당할 것이다. 중산층의 삶을 움직이는 게 일과 성취라면, 부자에게 중요한 건 사회적, 정치적 연줄이다.

부유층에게 돈의 동의어는 투자. 중산층에게는 관리, 빈곤층에게는 소비의 다른 말이다. 계층은 시간관념에도 차이를 만들었다. 부자에게 가장 중요한 시간은 전통과 역사 즉 과거인 반면, 중산층은 미래를 위해 종종걸음 친다. 그들은 미래를 위해 공부하고 미래를 위해 돈을 모은다. 중산층의 존재 기반은 그래서 불안이다. 빈곤층은 내일 당장 세상에 종말이 오기라도 하는 듯 하루를 산다. 누구도 입 밖에 내서 말하지는 않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암묵적 신호와 관습. 다른 계층의 사람을 만났을 때 본능적으로 알아채는 이유. 바로 불문율이다.

누군가 빈곤하다고 말할 때, 결핍된 것은 경제적 재화만이 아니다. 돈(재정적 자원)과 함께 읽고 쓰고 계산하는 능력(지적 자원), 감정을 선택하고 통제하는 힘(정서 자원),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친구와 가족(지원 시스템), 신앙(영적 자원), 그리고 그 계층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이유만으로 체득한 불문율에 대한 지식까지 한 사람의 계층을 결정하는 요인은 다층적이다.

따라서 돈만 번다고 계층을 옮겨 다닐 수는 없다. 다른 계층의 언어와 불문율, 정서적이고 지적인 자원까지 획득해야 사다리의 한 층이나마 옮겨 디딜 수 있다. 짐작한 그대로, 이 학습의 과정이라는 게 늘 일방적이다. 부유층이나 중산층이 빈곤층의 불문율을 배울 까닭은 없다. 제 걸 버리고 남의 걸 배워야 하는 이는 언제나 빈곤층이다. 학교와 직장이 중산층의 언어와 태도, 감성을 기준으로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계층별 차이를 담고 있지만, 계층문화 분석이 책의 주목적인 것 같지는 않다. 책의 대부분은 빈곤층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중산층 문화를 가르칠 수 있는지 다양한 교육법을 소개하는 데 할애됐다. 저자 루비 페인은 빈곤층 아이들의 교육에 헌신해온 미국의 교육 전문가. 김우열 옮김.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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