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 가계빚… 사상 첫 800조 돌파
가계부채가 사상 처음 800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2년3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금리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부채의 계속되는 증가세는 서민경제의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소지가 다분하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한국 은행산업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가계부채를 꼽았다.
◇빚더미에 빠진 서민=한국은행은 25일 1분기 가계신용 잔액이 801조3950억원이라고 밝혔다. 가계신용이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신용카드사 및 할부금융사 등이 제공하는 외상거래)을 합친 것이다. 1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752조2690억원, 판매신용은 49조1260억원이었다. 가계대출은 전 분기보다 약 6조3000억원 늘어난 반면 판매신용은 오히려 3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 증가폭은 전 분기(20조9000억원 증가)보다는 크게 둔화됐다.
하지만 가계대출 증가폭 둔화는 1분기의 계절적 특성을 반영한 결과다. 증가율로 보면 오히려 가계대출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1분기에 8.0%로 2008년 4분기(8.9%) 이후 가장 높다.
이재기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겨울철인 매년 1분기에는 주택거래가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연말연초 상여금 지급 등으로 마이너스 통장 사용이 줄면서 기타대출 잔액 증가폭도 크게 줄곤 한다”고 설명했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올 1분기 5조4000억원이 늘어나 지난해 1분기 증가폭(3조)의 2배 가까이 됐다.
문제는 대출금리 등이 계속 오르면서 서민들의 채무상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KB국민은행의 양도성예금증서(CD)연동 대출금리는 23일 현재 5.17∼6.47%로 지난해 5월 말(4.2∼5.5%)보다 1% 포인트가량 올랐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대출금리 상승폭이 국민은행과 비슷했다. 1분기 주택담보대출 잔액(290조원)을 기준으로 하면 1년 전보다 약 3조원 가까이 이자부담이 늘어난 셈이다.
◇무디스도 가계부채 상황 경고=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가계부채 비율 증가는 한국의 은행산업에 향후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주택담보대출의 30∼40%가 실주택매수 수요가 아닌 투자나 소비목적에 있는 것으로 파악돼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해 향후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부채 문제가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 한국은행이 최근 펴낸 금융안정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지난해 146%로 미국(120%), 일본(110.7%)보다 높은 것으로 나왔다. 또 미국은 2007년을 정점으로 3년 연속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하락한 반면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신성환 한은 안정분석팀 과장은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부채 증가세가 더욱 확대될 경우 금융시스템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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