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민주화 봄’ 내부분열로 위기
이른바 ‘아랍의 봄’이 각 나라의 종교·종파·부족 간 분열로 가로막혀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장 먼저 독재자를 쫓아낸 튀니지는 이슬람 근본주의와 세속주의 사이 갈등이 최고조다.
파르하트 라즈히 전 내무장관의 최근 발언이 긴장을 키웠다. 그는 인터뷰에서 “세속주의를 지향하는 지중해 연안 출신 엘리트들은 7월 선거에서 이슬람 정당, ‘엔나흐다’가 승리해도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튀니지에선 그동안 지중해 연안 출신들이 국정을 장악했다. 이와 달리 내륙은 이슬람 근본주의의 세가 강하다. 라즈히 전 내무장관은 이슬람 정당 집권에 대비해 옛 정부 관료들이 군사 쿠데타를 모의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22일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사퇴 100일을 맞는 이집트에선 이슬람교와 콥트교 간 충돌이 문제다. 두 종교는 시민혁명 국면에서 힘을 합치는 ‘기적’을 일궈냈지만 최근 다시 분열하는 모습이다.
지난 7일 수도 카이로 교외의 한 교회에서 양측이 충돌해 15명이 숨지고 230여명이 다쳤다.
인구의 약 10%를 차지하는 콥트 교인은 자신들이 차별대우를 받는다는 입장이다. 반면 무슬림은 “콥트 교인은 자신만 진짜 이집트인이라고 생각한다”며 불만이다. 무슬림이자 대학 교수인 이브라힘 사크르(56)는 “우리 종교 지도자는 콥트 교인을 잘 대해주라고 하는데, 저쪽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리비아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정부를 지탱해주는 건 부족 간 분열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카다피는 리비아 서부 지역 부족들의 ‘두려움’을 이용하고 있다. 서부 부족들은 카다피가 물러날 경우 반정부 세력의 근거지인 동부 지역 부족에게 복수나 차별대우를 당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리비아 정부 관계자들은 “반정부 세력이 보편적 시민권을 약속해도 서부에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는 지배층이지만 상대적으로 소수인 이슬람 시아파의 분파인 알라위파(인구의 약 13%)와 다수파인 수니파(약 74%) 사이 분열이 혁명의 최대 걸림돌이다.
시위대는 ‘기독교인은 베이루트로, 알라위파는 관 속으로’ 등 구호를 외치며 지배 종파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알라위파에 속한 청년 모흐센은 “정권이 무너지면 우리 공동체도 끝장날 것이라며 현 정권을 지지하자는 친구가 많다”고 말했다.
시리아에선 20일 시위에서도 44명이 숨졌다고 반정부 인사가 전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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