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기지 고엽제 매립, 한·미 공동조사 안팎…정확한 매몰지 찾는게 발굴 분수령

Է:2011-05-2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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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확인땐 최악 환경오염 사건 기록 전망

정부와 주한미군의 합의에 따라 진행되는 양측의 합동조사는 매몰지 발굴→시료 채취·분석→주변 영향조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고엽제 매몰이 사실로 확인되면 미군이 저지른 최악의 환경오염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상황이라 주한미군도 공동조사를 거부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다이옥신 검출 여부와 농도, 지하수 오염, 주민건강 피해 등이 규명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매몰지 발굴부터=23일부터 시작되는 공동조사는 매몰지의 위치를 정확히 짚어내야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직 주한미군 등의 증언이 비교적 상세하고 현장 방문에도 긍정적인 상황이다. 경북 칠곡군도 당시 미군 기지에 종사했던 한국인 군무원 등을 수소문하고 있어 매몰지 위치를 특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증언만으로 위치를 찾기가 어려울 경우 금속 탐지기나 초음파 장비를 이용하는 방법도 동원될 전망이다.

매몰지 위치를 찾아내면 굴착기를 동원해 발굴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토양, 지하수, 매몰지 내 잔류 물질 등의 시료를 채취해 분석을 의뢰한다.

기지 외부의 피해는 환경부가 조사를 맡게 된다. 기지 주변에서 음용수로 이용하는 관정 5곳에 대한 시료 채취는 이미 끝마쳤다. 농작물과 식물 등의 시료와 함께 주변 지역 주민의 혈액과 모발 등을 채취해 검사를 의뢰할 것으로 보인다.

고농도의 다이옥신이 검출되거나 지하수 오염이 확인될 경우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부대로부터 3㎞ 이내에 2009년까지 사용됐던 왜관·공단 취수장이 자리 잡고 있다. 캠프 캐럴 하류 쪽으로 낙동강 본류에선 취수장 20곳이 상수 원수를 끌어들이고 있다.

◇왜 30년 동안 몰랐나=환경부가 운용하는 각종 오염 측정망 중 다이옥신을 검출할 수 있는 것은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측정망’뿐이다. 1999년부터 환경호르몬을 측정하는 내분비계장애물질 조사연구 사업을 통해 주요 지점의 다이옥신 농도를 측정했지만 참고자료에 머물렀다. 2008년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관리법’이 시행되면서 측정망이 가동됐다. 전국 160곳(대기 37, 수질 36, 토양 57, 퇴적물 30)을 선정해 연 1~2회 시료를 채취해 다이옥신 등을 검출한다.

캠프 캐럴 인근 2㎞ 이내에는 왜관대교에 수질 측정지점이 있다. 하지만 부대보다 상류지역이라 다이옥신 농도를 제대로 반영할 수가 없다. 50여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정수장 수질 기준에 다이옥신은 포함되지 않아 그동안 다이옥신의 함유 여부를 조사하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측정망에서 조금이라도 튀는 수치가 발견됐다면 정밀 조사에 착수했을 것”이라며 “어떤 이상 징후도 포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 드럼통을 직접 묻었던 전 미군은 우리나라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78년 이전에도 고엽제를 파묻었을 가능성에 동의한다”며 “매몰 당시 오염을 막기 위한 보강 조치는 없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30년 정도면 철제 드럼통이 부식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공군은 75년 플로리다 북서부 지역을 조사한 결과 15㎝ 깊이의 토양에서 다이옥신을 검출했다. 62~64년 제초작업을 위해 대량으로 에이전트 오렌지를 살포했는데 10년이 지나서도 분해되지 않았던 것이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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