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찜찜” 식탁엔 못오르는 미국산 쇠고기
美상무부 “한국이 최대 수입국 됐다”는데
17일 오전 서울 상암동 홈플러스 월드컵점. 수입산 쇠고기 코너를 살펴보던 주부 송모(48)씨는 호주산 냉장 척아이롤을 골랐다. 호주산은 100g에 2480원으로 1980원인 미국산보다 비쌌지만 송씨는 호주산을 택했다. 그는 “미국산은 왠지 찝찝해서 아무리 싸다고 해도 선뜻 사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광우병 파동’이 아직도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미국산 쇠고기 최대 수입국이 됐다는 미 상무부 통계 발표가 있었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아직도 미국산을 선호하지 않는 모습이다. 주요 대형마트의 전체 쇠고기 매출에서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마트의 경우 18% 안팎, 홈플러스는 10% 안팎, 롯데마트는 16∼20% 정도다.
다만 지난 1∼5월 주요 대형마트의 미국산 쇠고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30%까지 증가했다. 구제역과 물가 인상 여파로 값싼 수입산 쇠고기 매출이 증가하면서 미국산도 덩달아 늘었다. 하지만 미국산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거의 변화가 없다는 점에 소비층이 확대되지는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형마트 수입육 코너 판매원 양정숙(여)씨는 “아직도 광우병 우려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를 꺼리는 손님들이 많다”며 “구제역 이후 수입산을 찾는 고객이 늘었지만 인기가 많은 제품은 호주산”이라고 말했다. 호주산 쇠고기 매출 비중은 미국산의 2∼3배 정도 된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 심리가 가시지 않은 것은 미국산 수입·판매 부위를 봐도 알 수 있다. 미국산 쇠고기는 주로 구이류나 갈비류가 많다. 소비자들이 국거리용처럼 식탁에 매일 오르는 반찬으로는 미국산을 찾지 않기 때문에 수입업자들이 국거리용 부위는 거의 들여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올 들어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이어진 대홍수로 호주산 쇠고기 수입 물량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호주산 쇠고기 주문이 계속 취소되자 설 갈비 선물세트 등의 물량을 준비해야 했던 대형마트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대체 수입했다. 올 초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급증은 미국산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서라기보다 호주산 공급이 줄면서 나타난 현상인 셈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소비 물량은 이를 따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지다 보니 미국산 쇠고기는 주로 외식업계로 유통되고 있다. 소매용으로 들여왔지만 팔리지 않는 미국산 쇠고기 재고분은 냉동상태로 창고에 쌓여 있다. 일부 수입업자들이 구제역 여파로 수입산 쇠고기가 많이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미국산을 지나치게 많이 들여왔다는 지적도 있다.
홈플러스 김효석 수입육 바이어는 “미국산에 대한 불안감이 차츰 해소되고 있다고 해도 안전성을 염려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매출 비중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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