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적 디자인 지향하는 정승범 대표
[미션라이프]“기독교적인 공간 디자인이란, 그 공간에서 하나님의 품성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전문 디자인그룹 ‘아이엠크리에이티브’를 이끌고 있는 정승범(40) 대표를 지난 12일 오후 인터뷰하며 이 설명을 처음 들었을 때 말뜻이 얼른 와 닿지 않았다. 그가 지난 2년여 간 리모델링을 진행한 서울 부암동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본부 곳곳을 둘러봤을 때에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새롭게 단장한 CCC 건물들 중 ‘민족복음화센터’를 찾았을 때 두 가지 감상이 느껴졌다. 하나는 ‘환영’이다. 2층 주택을 개조한 내부 곳곳은 찾아오는 이를 편안하고 따뜻하게 대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었다. 또 하나는 ‘배려’다. 방마다 붙은 문패, 소파와 의자들의 모양과 배치, 하다못해 화장실의 수챗구멍에까지 세심한 배려와 재미있는 디자인들이 녹아 있었다. 이것이 바로 정 대표가 이 공간을 통해 전하고 싶은 ‘하나님의 품성’이다.
인터뷰는 처음이라며 “그럴 만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정 대표는 젊은 세대, 특히 미래를 고민하는 크리스천 청년들이 부러워할 만한 사람이다. 바로 자신의 재능과 일을 통해 하나님을 증거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그런 면에서 정말 행복한 사람이죠. 더욱 감사한 건 제가 미처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할 때 하나님께서 먼저 기회를 만들어 주셨다는 거예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대기업 등을 거쳐 프리랜서로 이런저런 디자인을 하고 있던 6년여 전, 정 대표는 큰딸이 수원중앙침례교회 김장환 원로목사가 설립한 경기도 수원 중앙기독초등학교에 입학한 인연으로 이 학교 졸업앨범을 디자인했고, 이어서 신축하는 건물 인테리어를 담당한 데 이어 김장환 목사 기념관 디자인까지 하게 됐다.
그는 기념관을 디자인할 때의 각오를 “마치 배우가 된 것처럼 김 목사님에게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직접 느껴보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관련 서적과 다큐멘터리를 섭렵했고 김 목사가 미국에서 지냈던 장소들까지 방문했다.
그러고도 개관일까지 40일 새벽기도를 하며 ‘영적 싸움’을 했다고. 어떤 부분이 그리 힘들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한 개인을 영웅시하거나, 나 자신의 디자인을 앞세우고 싶은 마음과 싸운 것”이라면서 “다른 무엇도 아닌 하나님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더 고민하고 기도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번 CCC 리모델링에 임한 마음가짐도 같았다. 고 김준곤 목사가 만난 하나님과 그의 인생 역정, 목회 철학과 비전을 관통하는 주제를 정하기 위해 전원이 크리스천인 직원 10여명이 20일간 릴레이 금식기도를 했다.
정 대표에게는 특별히 의미 있는 일이기도 했다. 그 자신이 CCC 고등부 수련회에 참석했다가 김 목사의 말씀을 통해 예수를 인격적으로 만났고, 바로 그날 “평생 평신도 사역자로서 헌신하겠다”는 서원을 했기 때문이다.
이후 가정형편과 건강 등 여러 문제들로 진로를 고민했고, 대학에서 CCC 순장을 담당하면서 전문 사역자를 꿈꾸기도 했지만 인생은 결국 그 서원대로 풀려갔다. “이제는 확실히 알 수 있어요. 제가 가진 ‘디자인’이라는 재능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는 것을요.”
그는 사회에 첫 발을 들인 때부터 수입이 있든지 없든지 선교사 파송 및 후원, 제3세계 어린이 자매결연, 미자립교회 지원 등을 계속해 왔다. 또한 지금의 회사를 설립하면서는 “디자인으로 제3세계 선교에 기여한다” “후학을 키우고 재능 기부자로 훈련시킨다” 등을 또다시 서원했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가진 가장 큰 목표는 10년 안에 기독교 테마파크를 만드는 것이다. 하나님을 안 믿는 사람들도 즐길 수 있고, 어린 세대에게 소명과 꿈을 전해주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를 구현해 갈 ‘기독교적 디자인’에 대한 그의 철학은 명료하다. “아버지로서, 어머니로서의 하나님 품성, 우리를 늘 환영하고 쉼과 새로운 에너지를 주고자 하시는 선하심을 디자인을 통해 느끼게 하는 것이죠. 그러면 십자가를 내세우지 않아도 우리는 하나님을 느낄 수 있어요.”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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