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논란… SKT “폐지 안한다”-KT “국민적 관점서 생각해야”
과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월 5만5000원 이상을 내면 스마트폰에서 데이터를 마음껏 쓸 수 있도록 한 요금제 폐지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폐지와 관련해 정책 방침을 결정한 바 없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식을 줄 모른다. 이달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방안 발표를 앞두고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존폐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SK텔레콤이 지난해 8월 처음 도입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동참했다. 스마트폰은 샀지만 요금이 걱정돼 데이터 이용을 꺼리던 사람들은 반색했다. 정해진 데이터 사용량을 초과해 ‘요금 폭탄’을 맞지 않을까 불안해하느니 일정 금액을 내고 마음껏 쓰는 쪽을 선택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으로 스마트폰 전용 정액요금제에 가입한 사람 중 51.5%가 5만5000원 이상 요금제를 쓰고 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출시되면서 모바일 산업이 활성화된 데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스마트폰 가입자가 늘면서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했다. 헤비유저(데이터 대용량 사용자)가 늘면서 망에 과부하가 걸려 통화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스마트폰 가입자의 데이터 사용량을 분석해 봤더니 편차도 너무 컸다. KT의 경우 올 초 데이터 트래픽 상위 1%가 전체 데이터 사용량의 43%, 상위 10%가 93%를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의 헤비유저가 쓰는 비용을 다수가 분담하고 있는 구조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기준 상위 5%가 전체 데이터 사용량의 72%, 10%가 87%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주어진 데이터를 다 쓰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전과 비교해 통신 요금이 너무 올랐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음성과 데이터를 조절할 수 없는 정액요금제가 결과적으로 통신비 인상을 불러왔다는 비난이 일었다.
자연스레 무제한 요금제 폐지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폐지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IT쇼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SK텔레콤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유지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석채 KT 회장은 “기업의 서비스 마진이 실제 생산 마진을 초과한다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국민적, 사회적, 산업적 관점에서 어떤 방향이 옳은지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업계 관계자는 “야심차게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한 SK텔레콤은 1년도 안돼 서비스를 철회하는 게 부담스럽고, 당시 요금을 인가해준 방통위도 쉽게 방침을 바꾸기 곤란한 상황”이라며 “KT나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먼저 나서주길 기다리는 눈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다수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상황에서 이를 폐지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내도록 하되 요금 수준을 전반적으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석현 YMCA 시민중계실 간사는 “통신사들이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LTE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스마트폰 가입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3G망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며 “무제한 요금제 폐지를 논의하기에 앞서 소비자들이 데이터 사용량과 통화량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요금제가 다양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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