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지방] ‘좋아요’
지난달 22일은 페이스북닷컴 ‘좋아요(Like)’ 단추의 첫돌이었다.
‘좋아요’ 단추란, 페이스북닷컴에 올라온 글 사진 동영상 링크 등등이 맘에 들 때 살짝 눌러서 공감을 표현하는 장치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렀는지, 내 ‘친구(페이스북닷컴에서 연결된 사람)’ 중 누가 좋아했는지 알려준다.
‘좋아요’는 페이스북닷컴에서 뛰쳐나와 맹렬한 기세로 인터넷 세상에서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미국 100대 인터넷 사이트 중 80곳, 세계 100대 사이트 중 50곳이 ‘좋아요’ 단추를 달았다. 약 250만의 웹사이트에 ‘좋아요’가 있다. 지금도 매일 1만개 사이트가 새로 ‘좋아요’를 단다.
페이스북닷컴 바깥에서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이 매일 1000만명에 이른다. ‘Like’ ‘いいね’ ‘讚’ 등 전 세계 75개 언어로 번역됐다. 음료수 한 잔부터 책 영화 음악 도시 기업 정부 정치인 시민단체 운동선수 심지어 철학 사상까지도 ‘좋아요’ 해달라고 아우성이다.
세상은 ‘좋아요월드’로 바뀌고 있다. ‘싫어요’는 없다.
좋지 않은 것은 ‘걍’ 무시해 버리면 된다. 취소도 쉽다. 가입·탈퇴 절차 같은 것은 없다. ‘좋아요 취소’를 누르면 끝.
‘맞아요’나 ‘추천해요’가 아니라 ‘좋아요’인 것도 의미심장하다. 아무리 옳더라도 호감을 얻지 못하면 묻혀버린다. 남에게 굳이 권하지도 않는다. ‘난 이게 좋더라’라고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것으로 족하다.
좋아요월드는 공감의 세계다. 대기업 회장이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각종 법지식을 총동원해 세금을 절약(?)한 경우, 법적으론 아무 문제가 없지만 좋아요월드에서는 괜찮을 리 없다.
그렇다고 ‘좋아요’를 많이 얻으면 되는 것이냐. 그것도 아니다. 4·27 재보선에서 야권 인기도 1위인 유시민씨의 국민참여당 후보가 낙선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은 30%대의 벽을 좀처럼 넘지 못한다. ‘좋아요’는 많아도 파급력은 제한적인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경기 분당을에서 조용한 선거운동으로 당선된 것, 아파트 광고가 톱스타 모델을 버리고 소소한 장점을 차분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바뀐 것 등이 좋아요월드의 풍경이다. 이제 바람과 열정의 시대는 저물고, 개인과 소그룹의 취향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 아닐까.
이것도 내 생각일 뿐이다. 이에 대해 당신은 ‘좋아요’를 눌러줄 텐가?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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