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효과 좋은데 3회 접종료 45만∼60만원… 자궁경부암 무료접종 ‘비용 고민’
최근 한나라당이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을 보건소를 통해 무료로 접종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필수예방접종 대상은 B형간염, 결핵, 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DPT), 소아마비, 일본뇌염(사백신), 수두 등 14개 질환, 11종의 백신이 지정돼 있는데, 여기에 자궁경부암과 그 백신을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은 젊은 여성에게 필수지만 비용이 고가라는 점 때문에 접종률이 저조해 그간 국가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는데, 이에 따른 정책 추진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한산부인과학회 등은 “대승적 차원에서 자궁경부암 무료 예방접종 사업에 동의한다”면서도 “백신접종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고려했을 때, 보건소에서만 접종해야 하는 방안에는 반대한다. 가까운 산부인과 의원이나 병원에까지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성 접촉으로 인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이 주된 원인이다. 자궁경부암 환자의 99.7%에서 HPV가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자궁경부암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11.2명으로 일본(9.8명), 영국(7.2명)보다 높은 편이다(2008년 기준). 암의 원인이 밝혀져 있는 만큼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가능하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가다실(MSD)’과 ‘서바릭스(GSK)’ 두 종류가 있다. 이들 백신은 성 경험이 없는 9∼26세 여성에게 투여할 경우 암 예방 효과를 나타낸다. 또 최근 27∼45세 성인 여성에게도 90% 가까운 예방 효과가 있다는 임상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유럽,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는 45세까지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은 6개월간 3번을 해야 하는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1회 접종에 15만∼20만원이 든다. 총 3회에 45만∼60만원을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한나라당은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하고, 백신을 국가가 일괄 구입하면 단가를 상당부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접종 대상은 우선 만11∼12세 여자 아이들(약 30만명)로, 내년 예산에 소요 비용 400억원을 책정하고 이후 점차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비용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절반씩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뜩이나 구멍 난 건강보험 재정에 어려움을 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산부인과학회 등은 민간 병·의원에서 이뤄지는 백신 비용도 정부가 지원하되, 백신 접종에 따른 접종료나 진찰료 등은 본인이 부담하거나 보험제도권 내에서 기존과 같이 해결하면 정부의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학회 관계자는 “자궁경부암 전체 예방 접종비용은 백신 값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접종료와 진찰료는 모두 몇 천원 정도의 낮은 가격이다. 두 비용을 합쳐 1만원이 넘지 않는다”면서 “접종료나 진찰료는 개인이 부담토록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캐나다 프랑스 독일 등 20여개 이상 국가들이 자궁경부암에 대한 국가 예방접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접종하는 방식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데, 영국 호주 네덜란드 등은 중앙 정부가 일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반면 프랑스 등은 지자체별로 접종토록 하고 있다. 독일은 접종 대상이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으면 국가에서 이를 보험으로 처리해 주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