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친박계 위기감에 '주류 배제론' 힘 받았다
원내대표 경선 결과로 본 與 권력구도·전망
“4·27 재·보궐선거 패배에 따른 여권의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
‘비주류’ 중립 성향인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이 러닝메이트인 이주영 의원과 함께 6일 실시된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이명박계 주류 의원들을 꺾고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되자 정치권에선 이 같은 반응들이 쏟아졌다.
◇수도권·친박, 변화 선택=황 의원은 정견 발표에서 “내가 당선된다면 언론에서 ‘한나라당에 기적이 일어났다’ ‘한나라당이 화합과 변화를 선택했다’고 보도할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당 쇄신에 대한 그의 호소는 재보선 참패 이후 내년 총선 패배 위기감에 휩싸여 있는 수도권 의원들을 움직였다. 또 3년간 당을 운영해 온 주류에 대한 반감을 키워온 친박근혜계 의원들의 표심과 맞물리며 폭발력을 발휘했다. 당 관계자는 “1차 투표 때 황 의원이 받은 64표의 상당수는 수도권 출신 의원들의 표였고, 안경률 의원과 벌인 2차 결선 투표에선 1차에서 탈락한 이병석 의원을 지지했던 대구·경북(TK) 지역 친박계 표가 합쳐지며 90표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경선에서 비주류 후보의 승리는 단순히 당 서열 2위인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우선 대부분 친이계로 수도권 출신 초·재선 의원들의 상당수가 ‘주류 교체’를 부르짖은 후보를 선택하면서 당내 ‘쇄신풍(風)’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한 초선 의원은 “친이계가 대부분인 수도권 의원 중 상당수가 계파의 틀을 깨고 변화를 선택했다”며 “전당대회 등을 앞두고 주류가 친박계나 중립 쪽으로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특히 친이계 최대 모임 ‘함께 내일로’의 대표인 안 의원의 패배는 ‘정권 2인자’로 불렸던 이재오 특임장관의 영향력 약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 장관은 선거 결과에 대해 “당 소속 의원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오늘 결과가 한나라당 발전의 동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득 의원 역시 자신과 가까운 이병석 의원이 1차 투표에서 일찌감치 탈락함에 따라 정치적 위상에 일정 부분 타격을 입게 됐다.
◇비대위원장은 누구=9일로 예정된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놓고 안상수 대표 등 기존 주류 측은 원내대표에 비주류 인사가 당선됐기 때문에 계파 간 힘의 균형을 맞춘다는 논리로 친이계 인사를 밀 것으로 보인다. 주류 측에서는 정의화 국회부의장 등을 비대위원장 후보로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들이 들린다.
하지만 6월 말이나 7월 초에 열릴 전당대회 때까지 당을 이끌 비대위원장을 일방적으로 선임할 경우 소장파 등 비주류 측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소장파 의원 20여명은 이날 경선 직후 당의 쇄신을 추진하기 위한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당’을 결성하고, 비대위원장 인선 문제는 의원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모임을 주도한 정태근 의원은 “비대위 구성에 대해 의총 추인을 받도록 요구하는 것은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박세일 전 의원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영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비대위원장 선정을 놓고 주류-비주류 간 재격돌 조짐이 일자, 안 대표는 7일 저녁 최고위원회의를 긴급 개최해 이 문제를 논의키로 했다.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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