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문일] 빈 라덴 사후 처리 미스터리

Է:2011-05-0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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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는 권총 자살 직전 유서에서 시신을 소각하도록 지시했다. 연합군에게 넘겨질까 두려워한 것이다. 그는 이틀 전 스위스로 도망가다가 레지스탕스에게 잡혀 총살된 무솔리니의 시체가 밀라노 광장에 거꾸로 매달려 조롱거리가 된 것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휘발유 140리터를 부어 태운 그의 시체는 심하게 손상된 상태로 소련군 방첩부대 SMERSH에 회수됐다. 스탈린은 검시 보고서에 서명은 했지만 혹시 미국과 영국이 히틀러를 숨겨두지 않았는지 의심했다. 그 후 히틀러 생존설은 끊이지 않아 남미 안데스 산맥에 숨어서 UFO를 개발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히틀러 자살은 1945년 4월 30일이었고 유체 발견은 5월 2일. 빈 라덴 사망이 확인된 시간은 파키스탄 시간으로 5월 2일 새벽. 인류사에 크게 기록될 두 거악(巨惡)은 사후(死後) 처리에서도 공통의 골칫거리를 남겼다.

히틀러의 잔해는 동독에 주둔한 SMERSH 부대를 따라 이장을 거듭하다가 최종적으로 소도시 마크데부르크에 매장됐다. 1970년 SMERSH 기지를 동독에 이양하게 된 소련은 매장지가 네오나치의 성지가 될 것을 염려한 KGB 안드로포프 의장의 지시로 4월 4일 잔해를 완전 소각해 재를 엘베강에 뿌렸다.

빈 라덴 시신은 DNA 확인을 거쳐 미군 항공모함 칼빈슨으로 옮겨 이슬람 장례절차 후 수장됐다. 10년 동안 추적한 적을 작전 개시 9시간 만에 일사천리로 처리한 것이다. 이 방법은 이번 작전 훨씬 전에 만들어진 매뉴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히틀러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성지를 만들어 주지 않으려 한 것이다. 그러나 알카에다가 빈 라덴의 사망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시신 처리까지 미국 발표를 그대로 믿을까.

동서고금의 전쟁사에서 적장의 시신은 최고의 전리품으로 간주됐다. 빼앗긴 왕의 시신을 되찾기 위해 전쟁을 벌인 경우도 있다. 미국의 상징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펜타곤에 여객기를 충돌시켜 3044명을 살해한 빈 라덴을 미국이 이렇게 쉽게 놓아주었을까. 여기에 음모론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

미국이 이슬람 장례절차를 유난히 강조한 것도 수상하다. 수장 과정 비디오를 공개하더라도 디지털 조작 의혹이 제기될 터이다. 1981년 5월 2일 교황청에 ‘파티마 제3의 비밀’ 공개를 요구하는 여객기 하이재킹이 일어난 것처럼 빈 라덴 시신 처리의 진실을 요구하는 알카에다의 테러가 일어날 것을 상상한다면 성급한가.

문일 논설위원 norw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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