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대 문화 이해하니 성경이 쏙쏙… 스마트폰 앱 ‘문화성경’ 개발한 숭실대 박용우 교수팀
고린도전서 13장 12절을 보자. “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같이 희미하나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거울로 보는 것이 희미하다고 기록한 부분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가 보는 거울은 깨끗하고 잘 보이는데, 성경은 왜 희미하다고 기록했을까.
또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를 살펴보자. “유다는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세라를 낳고 베레스는 헤스론을 낳고 헤스론은 람을 낳고”(마 1:3)에서 다말은 엄밀히 말하면 유다의 맏며느리다.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동침을 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래서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시대의 문화를 알고 성경을 읽으면 지금껏 이해할 수 없는 인간적인 해석들이 전혀 달라진다. 거울이 희미했던 건, 2000년 전에는 청동거울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거울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청동거울은 아무리 깨끗하게 닦아도 형체만 겨우 희미하게 보일 뿐이다.
또 다말이 예수님의 족보에 이름을 올린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당시에는 장자가 죽으면 아우들이 형의 유산을 대신 이어줘야 했다. 하지만 동생이 그 일을 방해했다. 다말은 남편의 형제를 통해 유산을 이을 수 없게 되자, 시아버지의 쓰러져 가는 가문, 남편의 대가 끊어질 위기에 처한 그 가문을 세우기 위해 스스로 가장 수치스러운 자리로까지 내려앉았다. 그 시대 유대인 문화를 알면, 다말은 한 가정이라는 공동체를 살려낸 여인이다.
이처럼 성경을 보다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스마트폰 용 애플리케이션(앱)이 나왔다. 숭실대 박용우(65·기독교학대학원) 교수와 미디어학부 대학원 제자들이 개발한 ‘문화성경-성경에 꽃을 피우다’가 그것이다. 박 교수는 10여년 전부터 세계를 돌며 성경 자료와 관계되는 것들을 촬영하고 수집했다.
“성지를 가보면 땅만 있지, 유물은 모두 박물관에 가야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성지 사진들이 판권 때문에 사용할 수 없어, 직접 성지나 교회, 박물관 측에 협조를 구해 유물까지도 제가 다 촬영했습니다. 이렇게 수집한 사진과 해설들을 앱에 담았으니, 아마 성경 해석을 하는 데 있어 문화적인 이해를 도와줄 것입니다.”
박 교수는 처음엔 나라별로 성지를 정리해볼 생각으로 터키 이스탄불에 연구소를 두고 성지를 오가며 자료를 모았다. 그러다 성지를 성경 안에 넣어보자고 마음을 바꿨다. 그렇게 해서 2007년 숭실대 설립 110주년 기념으로 ‘문화성경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출판사가 아닌 대학교에서 성경을 직접 내놓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번에 출시한 문화성경 앱은 그 성경책을 업데이트한 것이다. 지난해 초부터 제자들과 함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성경말씀에 해당되는 2000여장의 사진은 물론, 동영상까지 구동되어 성경을 통해 성지를 바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성경말씀 중 ‘에베소’를 터치하면 바로 구글의 위성지도 서비스를 통해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관련 자료들과 사진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박 교수의 제자인 권진만(31)씨는 “이번 문화성경 앱은 성경을 포함한 백과사전을 만든다는 취지였다”며 “입체적인 성서 연구의 길을 제시함은 물론, SNS를 통해 말씀의 은혜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길도 열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 팀은 앞으로 IPTV용 앱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이달 말에는 성경공부 교재로 활용할 수 있는 ‘문화로 배우는 성경’도 내놓는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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