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누구에겐가 따뜻한 밥이 되어주고 싶다… ‘밥 한 그릇으로 드리는 기도’

Է:2011-05-0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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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출판] 누구에겐가 따뜻한 밥이 되어주고 싶다… ‘밥 한 그릇으로 드리는 기도’

밥 한 그릇으로 드리는 기도/최상석 지음/동연

누구에게나 마음이 따뜻해지고 맑아지며 거룩해지는 지점이 있다. 신이 거주하는 예배소가 될 수도 있고, 망망대해가 펼쳐진 바닷가나 웅장한 산 정상일 수도 있으며, 장엄한 일출이나 낙조를 볼 때 혹은 어머니 품에서 젖을 먹다 이내 잠든 어린아이 얼굴을 볼 때일 수도 있다.

저자는 반찬 서너 가지에 밥 한 그릇이 올려져 있는 소박한 밥상에서 자신의 성소를 찾는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과 함께 퍼지는 구수한 밥 냄새가 있고, 가족의 웃음이 있으며, 고마움이 있고, 행복이 있는 포근한 그곳이 그가 삶을 재생하는 성소로 여기는 밥상이며, 밥 한 그릇 위에 모락거리는 기억이다.

성공회 최상석(50) 신부가 20년 동안의 사제생활을 돌아보며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먹음의 참된 의미에 대해 말씀의 소박한 밥상을 차려냈다. 2008년 2월, 한반도 운하건설 반대 100일 도보순례에 개신교 대표로 참여하는 등 환경운동과 생명선교에 앞장서고 있는 그가 신앙생활은 ‘밥 한 그릇’ 바르게 먹는 일이요, 그동안 밥이 되어 준 수많은 고마운 존재를 생각하며 나 역시 다른 사람에게 ‘밥값’ 하며 사는 삶이란 단순한 진리를 전한다.

“누구에겐가 따뜻한 밥이 되어 주고 싶다. 따뜻한 말로, 맑은 눈빛으로, 부드러운 태도로, 겸손으로 , 마음을 담은 봉사로, 지지와 격려로, 진실한 기도로 누군가의 밥이 되어 주고 싶다.”

저자가 말하는 밥이란, 우리의 생명을 위하여 ‘먹이’ 곧 ‘양식’이 되어 준 모든 것이다. 공기(空氣)도 밥이요, 물도 밥이요, 채소도 밥이요, 오곡도 밥이요, 어머니의 말씀 없는 사랑도 아버지의 엄한 사랑도 밥이요,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 따뜻한 말도 밥인 것이다. 또한 영의 양식인 하나님의 말씀은 밥 중의 밥이라고 말한다.

“예수께서는 이 세상에 영원한 생명을 주는 생명의 밥으로 오셨습니다. 그 생명의 양식은 한 번 먹으면 영원히 배고프지 않는 밥이요 결코 목마르지 않는 밥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도하는 일용할 양식은 육신의 양식뿐 아니라 영의 양식도 포함하는 것입니다. 날마다 기도와 묵상 가운데 진리의 말씀이요, 영원한 생명의 양식으로 오신 주님을 먹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 되어 주며 살자는 평범하지만 우리 시대가 잊고 살아가는 실천하기 어려운 진리이다. 모든 것이 넘쳐서 병이 되는 시대, 다른 생명들을 무작위로 소비만 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 세상을 다 마쳐도 이루기 어려운 단순한 진리이다.

더구나 자신만을 위해서 먹고 마시고 기도하는 삶이라면 설익은 밥만을 만들 수밖에 없다. 저자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 생명의 양식은 예수님이 보여 주신 것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기쁜 마음으로 밥이 되어 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저자는 성공회 사제이지만 종교를 넘어선, 모든 종교인이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으로 밥 한 그릇의 고마움, 즉 다른 생명의 고마움을 아는 사회적 영성을 꿈꾼다. 밥 한 그릇의 고마움을 아는 일이 이 시대의 죽어 가는 생명을 살리며 사는 일이라는 그의 결론은 사제생활의 한길을 걸으며 고슬고슬 뜸을 들여 온 생각이기에 가마솥에 갓 지은 밥처럼 깊은 맛을 낸다.

“따뜻하고 고운 말로 밥이 되어야 합니다. 너그러움과 용서와 사랑과 섬김으로 모든 이의 밥이 되어야 합니다.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하여 밥이 되어야 합니다. 밥을 먹었으니 기쁜 마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 되어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세상에 영원한 생명의 양식으로 오신 예수께서 몸소 세우신 성찬식과 몸소 지신 십자가 본래의 뜻입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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