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잔치는 끝났다”… 개혁·통합 깃발 든 손학규

“이제 잔치는 끝났다.”

4·27 재보선을 승리로 이끈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2일 던진 말이다. 이날 당직자 전원에게 3박4일 특별휴가를 주고 분당, 강원도 선거에 공이 큰 당직자들은 선별해 포상키로 했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이르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잔칫상을 접는 대신 혁신과 통합의 깃발을 내걸었다. 내적으로는 조직·제도·인적 구성을 혁신하고, 외적으로는 야권통합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손 대표는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승리에 도취돼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에 따라 이제부터 변화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스스로를 바꾸고 좀 더 큰 민주당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며 “뼈를 깎는 고통이 있을 수 있고 어려움도, 소리도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야권통합 논의에 대해서는 “민주개혁진영을 하나로 통합하는 의지와 미래 비전을 갖고 통합 작업에 나서야 한다”며 “민주개혁진영이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의 길로 힘차게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언에는 재보선 이후 지지도가 급상승한 손 대표가 향후 대대적인 당 개혁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해석이다. 당 개혁특위는 이미 재보선 전에 대선후보 선출 및 국회의원 공천 방식, 당사무처 조직 개편안 등 개혁안을 마련했다.

특히 손 대표가 “인적 혁신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언급한 대목은 당권이나 공천 문제 등과도 연결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으로 여겨진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선거를 치르면서 당의 오랜 숙제나 새롭게 고쳐야할 점 등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며 “외부 인사영입 등 외연 확대의 필요성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내부 개혁 문제는 결국 야권연대 혹은 야권통합과 맞물려 있다”며 “통합논의를 담을 수 있는 당 조직이나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혁신론이 당내에서 물갈이 등 분란의 요소로 해석되는 것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차영 대변인은 “선거 과정에서 분출된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담아내자는 것”이라며 “민생을 위한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당 혁신 작업은 10여일 남은 손 대표의 희망대장정이 끝나는 대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낙연 사무총장은 당직자 조회에서 “곧 당 개혁안의 확정과 실행이 있을 것”이라며 “이번 희망대장정이 끝나는 대로 (중단된 논의를)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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