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세목회 계승 이윤재 목사의 ‘크리스천으로 올바로 사는 법’
“크리스천으로 올바로 살기 위해서는 ‘교회 안의 수도사’처럼 꾸준히 자기를 부정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목회자들에게는 목회에서 성공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자기 부정입니다. 완벽한 자기 부정은 처음부터 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자기 부정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고 이중표(1938∼2005) 목사의 ‘별세목회’를 계승하고 있는 경기도 분당 한신교회 이윤재(57) 목사는 현재 한국교회가 부닥친 여러 문제들의 해법으로 자기 부정을 강조했다. 별세목회는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구원을 성취했듯이 목회자가 희생해야 한국교회가 산다는 목회철학이다. 자기 부정은 목회자의 희생, 비움 등을 말한다.
최근 교회 목양실에서 만난 이 목사는 “지난 6년간 안식년 한번 없이 달려왔더니 건강이 안 좋다”면서도 한국 교계 내의 잇따른 소송 등 불신과 반목 사태를 거론하자 목소리 톤을 높이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목회자는 자기를 비우고 부정하며 예수님만 바라보는 사람인데, 어떻게 서로를 정죄하면서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니까 세상 법정에 가서 분별하자’고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돼요. 예수님이라면 그랬을까요?”
이 목사는 이렇게 반문하면서 그 원인으로 예수님만 바라보는 영성의 부재를 꼽았다. 그는 “주님이 우리를 위해 죽은 것처럼 우리도 주님을 위해 죽어야 한다. 주님만 바라보고 자신을 철저히 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름지기 목회자뿐 아니라 성도의 삶은 곧 광야 수도사들의 삶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공부할 당시 비잔틴 시대 유대 광야 수도원의 영성을 주제로 박사논문을 썼다. 당시 세워진 72개 수도원 중 지금 남은 27개를 일일이 둘러봤다. “21세기에 과거 수도사처럼 살자는 게 아니에요. 수도원 제도를 회복하자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자기를 부정하고 복종시키는 수도사들의 삶을 우리 목회자가 배워야 한다는 거예요. 너무 쉽고 식상한 표현이지만 예수님만 바라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있을 수 없어요.”
그는 앞으로 대외공직은 맡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것은 이 목사의 자기 부정의 표현 가운데 하나다. 그는 “교회가 성장, 부흥하고 알려지면 목회자 자신이 주체를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자기가 잘해서 부흥했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또 “처음에는 좋은 뜻으로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욕심 때문에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된다”며 “대외공직을 맡지 않기로 한 것은 목회자가 빠질 수 있는 명예욕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성도들의 영성 고양을 위해서는 매일 실천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성경만 읽어서는 충분하지 않다”며 “성경을 통해 예수님을 발견하고 예수님의 삶을 따라가는 지난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영성가 리처드 포스터 목사의 모토인 ‘은혜는 훈련으로, 훈련은 은혜로’처럼 훈련과 은혜가 균형을 이뤄야 해요. 하지만 루터가 주창한 ‘오직 은혜(Sola Gratia)’가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행동이 없는 ‘값싼 은혜’로 전락돼 삶이 못 따라가고 있어요.” 이 목사는 ‘값싼 은혜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믿음과 순종이 함께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고 이중표 목사의 별세목회는 은혜 믿음 순종 등의 균형을 강조한다. 학자들은 누가복음 9장 31절에 나오는 ‘별세’라는 단어를 첫째 ‘죽음’, 둘째 ‘부활’, 셋째 ‘승천’으로 풀이한다. 이 목사는 이를 ‘죽고’ ‘살고’ ‘살리고’라는 삼중적으로 해석, ‘예수 안에서 죽고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서 세상을 살리자’는 개념으로 별세목회를 계승하고 있다. 그는 별세목회가 이 시대의 영성회복을 위한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지난 3월 별세목회를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예수영성대학을 열었다. 목회자들에게 오직 예수만 바라보는 영성을 훈련시키겠다는 것이다. 이 대학은 별세목회연구원의 전신인 한신목회개발원이 1987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진행한 ‘전국 목회자 세미나’를 보다 장기적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이번 학기에 50명이 등록, 공부 중이다.
이 목사는 “어려운 학문을 가르치겠다는 생각보다 옹달샘 같은 맑은 물을 목회자들에게 흘려보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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