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가 남기고 간 ‘새 생명 탄생의 설렘’
‘아가 마중’/글 박완서·그림 김재홍/한울림
이 세상에 새로운 생명의 탄생만큼 고귀한 것은 없다. 아기의 탄생은 인류에게 축복이자 특히 가족에게는 아름답고 신성한 일이다.
지난 1월 22일 세상을 떠난 소설가 박완서의 유작이자 유일한 가족에세이 그림책인 ‘아가 마중’이 출간됐다. 책은 박완서의 2009년 산문집 ‘세 가지 소원’(마음산책) 속에 실렸던 ‘참으로 놀랍고 아름다운 일’이라는 제목의 짧은 글에 서양화가 김재홍의 그림이 더해져 빛을 보게 됐다.
책은 아기를 가진 엄마와 아빠, 할머니가 아기를 맞이하는 모습을 박완서 특유의 감수성으로 그린다.
엄마는 아껴 두었던 돈을 헐어 아기 옷을 장만하고 아지랑이처럼 가벼운 이불을 마련하며 고운 좁쌀을 넣어 베개도 만든다. 엄마의 주머니는 헐렁해지지만 마음은 사랑으로 가득해진다.
“엄마는 넉넉한 마음을 갖도록 합니다. 마음이 넉넉해지니까 눈앞에 펼쳐지는 세상까지도 넉넉해집니다. 그전의 엄마는 담장 안의 떨어진 신문만 봤지, 담장 밖의 신문 배달 소년은 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 엄마는 신문 배달 소년에게 아름답게 미소 짓고 소년의 하루를 그지없이 찬란하게 해줍니다.”(4쪽)
아기를 기다리는 아빠의 설레는 마음도 상징적으로 잘 나타난다. 아빠는 놀이터 그네를 고치며 위험한 세상을 믿음직한 곳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아가 마중을 실천한다. 할머니도 세상의 모든 사물이 가지고 있는 비밀을 아기에게 이야기로 들려줄 생각이다. 할머니의 모습은 박완서가 손주들을 맞이하던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박완서는 책 속 저자 인터뷰에서 “얼마 있다 우리 손자가 결혼해요. 이 책이 앞으로 태어날 증손자에게 딱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동강의 아이들’(2004)과 ‘고양이 학교’(2006) 등의 그림책으로 권위 있는 에스파스앙팡상과 앵코뤼티블상 등을 수상한 서양화가 김재홍의 그림은 박완서의 서정적인 감성을 따스한 유화로 담아낸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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